Asia/Laos·Cambodia

한국어를 공부하는 소년을 만나다. 루앙프라방에서..

Eden Choi 2010. 1. 11. 23:14

루앙프라방

 

 

 

사원의 도시 루앙프라방.. ຫລວງພະບາງ, Luang Prabang

 

'루앙프라방'이란 그 이름 조차도 '위대한 황금불상'이라는 뜻으로 종교와 분리될 수 없는 이 곳..

메콩강변을 돌아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계속해서 사원들이 줄지어 서 있고..

난 그 길을 따라 두리번 두리번 걷고 있다.

그리고, 잠시 한낮의 뙤약볕이라도 피하고자, 사원의 그늘을 찾아 들어갔다..

 

 

 

 

곳곳에 주황색 천을 두른 젊은, 아니 어린 스님들을 볼 수 있었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라오스가 워낙 가난하다 보니 아이들의 교육을 사원에서 담당한다고 한다..

이렇게라도 절에 들어가면 공부도 할 수 있고, 숙식도 해결할 수 있기에.

 

 

 

 

 

이리저리 사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쁜데,

한쪽 구석 나무그늘에 몇몇이 모여 공부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갑자기 들려오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

잉?

주변에 한국인 관광객이라고 보이지 않는데..

그 소리는 바로 나무그늘에서 공부하던 그들이 나에겐 던진 말이었다.

 

 

 

 

탁상위에 펼쳐져 있는 것은 한국어 책과 사전.

와..스님들과 얘기해 보는 것도 너무 신기하게 다가오는데, 이렇게 책펴놓고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니..

 

사전을 보니깐 한국어-태국어 사전이다.

라오스어가 태국어랑 많이 비슷하긴 하지만 분명 차이가 있는데,

왜 한국어-라오스어 사전을 쓰지 않느냐고 물어보니깐

아직 한국어-라오스 사전은 없다고 한다.

때문에 한태 사전을 가지고 공부할 수 밖에 없고, 옆에 한국어 자습서도 태국에서 구입해 왔다고 한다.

 

 

 

 

 

그래서 사전 들고 기념샷..

나름 그들에게 나는 원어민 강사인 셈이다. ㅎㅎ

 

 

 

그리고 이 친구가 태국에서 한국어 공부하고 와서

여기 스님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고 있었다.

아직 그의 한국어 실력이 유창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말로 의사소통 하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진 한장 부탁하다가 내친김에 한국어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근데..내 작은 디카를 들이밀고 말해달라고 부탁을 하니

너무 부끄러워해서 잘하던 말도 못하고 얼굴만 빨개진다..ㅋ

 

 

 

 

 

아..근데 내 목소리가 이렇게 하이톤이었나?

내가 더 흥분한듯..ㅋㅋㅋ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짧은 인연이었지만 이메일 교환하고 또 기회가 되면 다시 한국에서 만나자고..

아직 가난한 나라인 라오스인들에겐 지금 한국은 기회의 땅이기도 했으니깐. 

 

 

 

 

 

이든의 배낭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