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China

짧았던 4박5일 북경 여행을 마치고..그리고 슬픈..

Eden Choi 2010. 9. 6. 03:54

  중국 여행을 마치고..그곳에서 만난..그리고 슬픈..

 

 

치엔먼따지에(전문대가)

 

첫날 숙소를 베이징 치엔먼 근처에 잡았기에

제일 처음 둘러본 곳..

사진에 보이는 곳이 치엔문으로 천안문광장 앞에 위치하고 있다.

 

티엔안먼(천안문)

 

이번에 미러리스 카메라 하나 장만할려고 했는데,

고민고민하다 보니 결국 구입하지 못하고, 기존에 쓰던 똑딱이를 들고 중국에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똑딱이로 이 정도면 만족수준.

물론, 수십번 찍은 간신히 성공한 것이지만.

  

티엔탄공위엔(천단공원)

 

중국이 대륙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정말 크기로 승부하는 듯..

티엔단을 걸어서 다 둘러보는데 무려 4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패키지로 이곳에 가면 30분도 못보고 나와야 한다..

어떻게 아냐고?

내가 중국 처음 패키지로 여행갔을 때 그랬거든..

그래서 천단은 2번째 방문임에도 마치 처음와 보는 느낌.

 

천단 기년전

 

진산링창청(금산령 만리장성)

 

원래 내가 가려고 했던 곳은 스마타이(사마대)장성.

만리장성의 최고 경관을 볼 수 있다고,

먼저 갔다온 후배가 침을 튀기며 추천했는데,

아쉽게도 지금 사마대장성은 공사중 향후 1-2년 정도는 계속 출입금지가 될 듯..

그래서 대신 선택한 곳이 진산링

사실 이 진산링장성이 끝나는 곳에 스마타이랑 연결되고

진산링으로 올라 스마타이로 내려오는 트레킹을 계획했지만

진산링만 왕복하는 코스로 해서 트레킹을 갔다왔다.

왕복에 2시간 30분 정도 걸린듯..

하지만 이곳은 베이징에서 버스로 4시간 가까이 떨어진 곳에 위치해서

가고 오는데 더 오래 시간을 빼앗겼다.

 

만리장성에서 만난 독일 친구들..

그리고 만리장성에 가면 현지 할머니 아줌마들이 계속 따라오며 말을 붙힌다..

물건 하나 팔려고 하루에도 몇번씩 그들은 만리장성을 오르내린다.

 

사진 오른쪽 빨간색 티의 할머니가 제일 힘들어 보이고..

안타깝고..

근데, 영어 한마디 못하니, 그냥 묵묵히 백인들 뒤꽁무니만 따라서 만리장성을 오른다.

조금 젊은 사람들은 몇마디 영어도 던지고

말도 붙히며 자연스레 물건을 파는데..

이왕 하나 물건을 사야할 것 같으면 저할머니것을 팔아줘야지..

근데..할머니 걸음이 너무 빠르다..

사진찍고 이래저래 둘러보는 사이 어느새 할머니는 저 멀리..

좀만 기다리지..

 

30원 주고 산 젓가락

팔아주고 싶었던 빨간티 할머니는 사라져 버리고, 엄한 아줌마의 꼬임을 차마 거절하지 못해

젓가락 하나 샀다.

처음에 이것을 70원(약 13,000원)이나 부른다..

헉..

결국 30원까지 흥정해서 하나 샀지만

나중에 내용보고 다시 놀랜다..나무젓가락이 너무 거칠어서 실제 젓가락으론 못쓸정도..

 

이왕 이렇게 사게 될 것을..

자꾸 그 애처롭던 할머니한테 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저기를 넘어가면 스마타이 장성이 나온다.

  

융허궁(옹화궁)

티벳 라마불교를 신봉하는 융허궁이다.

사찰 제일 안쪽에 정말 커다란 불상이 있는데

나무하나 통째로 깍아서 만들었다고..아쉽게도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

여하튼 이렇게 여길 둘러보고 나오는데..

어제 만리장성에 만났던 독일 친구들을 이 넓은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세상 참..넓고도 좁다.

 

사이먼과 케롤라인

너무 반가워서 손흔들고 막 난리 부르스..ㅋ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사이먼과 캐롤라인이 머무는 호스텔로 찾아가 봤다..

베이징은 호스텔이 무척 잘 되어 있어서

숙박 문제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근데,, 둘이 애인 사이는 아니라고 한다..

그냥 친구인데 몇달씩 여행은 같이 다니고..

사실 이런 경우를 전에 남미 여행할 때도 본 적이 있었다.

한국 같으면 애인사이가 아닌 남녀가 같이 여행다닐 수 있을까?

 

중난하이(중남해)

우리로 치면 청와대에 해당하는 곳이다.

자금성 왼쪽으로 북해, 중해, 남해 이렇게 커다란 호수가 3개 있는데,

그중 중남해는 현 정부기관이 들어서 있어서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난 뭣도 모르고 이렇게 사진찍다가 잡혀갈뻔..ㅋ

사진속 흰 옷 입은 남자가 내가 사진찍는 것을 보더니 큰소리로 제지를 한다.

도로 건너편이라 망정이지..살짝 식은땀 주르륵~

 

꾸궁(자금성)

자금성은 예전 베이징 방문때 들어가 봤기 때문에

이번에 바깥만 둘러봤는데..

역시나 다시 한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강처럼 크게 해자를 파놓은 것만 봐도..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자금성 북문인 신무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경복궁의 북문과도 이름이 같다.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들

거의 백인들 밖에 없는 호스텔에 아시안들이 보이니깐 서로 금방 친해졌는데,

각각 중국, 대만, 일본인이지만

실제로 거주하는 곳은 미국, 캐나다, 볼리비아에서 왔다.

특히, 볼리비아에서 온 일본인 친구는 정확하게는 일본인과 볼리비언 혼혈인데

내가 볼리비아 갔다 왔다고 하니깐 너무 반가워한다.

하긴 아시아 사람들중에 볼리비아 갔다온 사람을 만나기는 힘들테니깐..ㅋ

게다가 내가 비자가 없어서 볼리비아에서 추방당한 이야기를 해주니깐 너무 신기해한다..

   

칭동링(청동릉)

그리고 정말 캐고생해서 갔다온 칭동링..

청나라 황제의 릉은 베이징 동쪽과 서쪽에 각각 나뉘어서 조성되어 있는데

베이징 동쪽에 있다고 해서 '청동릉'이다.

베이징 근교에 위치한 명13릉과는 달리, 역시 버스로 4시간 넘게 떨어진 곳에 있다.

문제는 이곳은 명릉과는 달리 거의 관광객이 찾지 않는 곳이라

이 곳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없다는 것..

게다가 중국인들 조차도 칭동링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

간신히 물어물어 몇번의 버스를 갈아타고 이곳을 찾아갔지만..

헐..다시 한번 중국의 크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위 보이는 무덤입구에서 다시 황릉이 있는 곳까지 무려 3km

난 그곳을 걸어서 돌아보려 했으니..

 

더욱 황당했던 것은

칭동링 다 둘러보고 베이징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까운 준화라는 도시로 이동을 했는데

시외버스와 기차가 모두 끊겼다는 것..

이때가 저녁 6시 쯤이었는데..헐..

정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말은 안통하지..

우선 잘곳이라도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에

간신히 피씨방을 찾아 들어갔으나..외국인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가 없다..헉..

정말 돌아가시는줄..

 

어쨌든 왔으니 기념샷 찍고..

 

유릉 입구

청나라 건륭제의 릉이다.

   

여기가 바로 청나라를 말아먹은 서태후의 릉이다.

결국, 손정영에 의해서 완전 다 도굴당하고 시신이 나뒹굴어지는 사태가 발생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살아생전 자금성의 서쪽에 기거해서 서태후라고 불린 자희태후는

죽어서는 동태후인 자안태후가 왼쪽에

서태후는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서태후릉 찾아가는 길에..

할머니가 달걀과 오이를 팔고 있길래..하나 사먹었다..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거의 굶다시피 여길 돌아다니고 있었네..

말은 안통하지만 그래도 바디랭귀지로

할머니랑 금새 친해졌다..

 

 칭동링에서 길잃고, 헤매고 하는 바람에

결국 나머지 예정된 일정은 전부 취소가 되고

마지막날 부랴부랴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는 중에..

길거리에 두 분의 할머니가 물건을 팔고 있다.

어차피 지금 중국을 떠나는 길이니, 그냥 남은 돈 물건하나 팔아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저 메달을 샀는데, 10원을 달라고 한다.

조금 비싼듯 했지만, 뭐 어차피 도와드리자고 사는 거였으니깐..

근데..그 다음에 만난 두번째 할머니는 거의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의 허약한 모습으로 있다..

그 모습만 봐도 그냥 눈물이 찡..

내가 해외여행 다니면서 불쌍한 사람 많이 봤지만

그렇다고 그때마다 다 도와줄 수는 없다는 것을 잘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중국에서 만큼은 우리네 모습과 너무 닮아서 그런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지도 하나 얼마냐고 물어보니 '이콰이'라고 한다.

이콰이 = 1원(약 180원)

아니, 10원이라고 해도 사드릴려고 했는데..

막상 1원에 지도 하나 사고 가려니, 발길이 도저히 안떨어진다.

근데, 하필 이때 잔돈이 없네..

그래서 일부러 근처 슈퍼 들어가서 콜라하나 사서 지폐를 깬 다음,

이번엔 가격도 묻지 않고, 그냥 10원 주고 저 중국 깃발을 하나 더 샀다.

그런데..그 가냘픈 할머니가 역시 '이콰이'라고 말하며 잔돈 받아가란다.. 

아니 됬다고.. 잔돈 가지시라고 손사레를 치는데..

그런데도 기필코 주머니에서 잔돈 꺼내어 내 손에 챙겨준다.

뭐지..내가 오히려 할머니를 무시한 것 같아 죄송스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할머니 내 마음은 알아주는 것 같다..

할머니가 날 바라보던 그 눈빛은 잊을 수가 없었으니깐...

 

Eden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