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Japan

이든! 지옥에 가다..운젠지고쿠

Eden Choi 2011. 1. 23. 22:01

 

규슈여행

운젠에서 지옥 구경하기

 

운젠지고쿠의 입구(雲仙地獄)

 

산큐패스로 구마모토-시마바라 배편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무작정 찾아나섰던 운젠여행

그러나 여기가 워낙 깡촌이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게 그렇게 녹녹치가 않았다.

 

 

시마바라항-운젠 버스 시간표

08:06, 09:06, 10:06, 12:31, 13:41, 15:01, 16:26, 17:21, 18:26, 19:46

탑승은 시마바라항 2번 정거장(운젠까지 소요시간 약 30분)

운젠에서 하룻밤 묵을 생각이면, 바로 운젠으로 가지 말고

시마바라역으로 가서 시내구경을 하고 저녁차 타고 운젠으로 이동하는 것도 좋다.

 

 여하튼, 그렇게 부랴부랴 운젠에 도착했는데..

운젠산 아래 고산지대 마을이라..

아..너무 춥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날 이렇게 옷을 대충 입고 왔을까?

 

 

가이드북의 지도상에는 버스정거장에서 운젠지고쿠까지는 꽤 거리가 있어 보였는데,

그냥 버스 내려서 골목으로 올라가니 바로 운젠지고쿠가 나온다.

유황온천물이 솟아나면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주변의 식물조차 다 죽어버리니, 마치 지옥에 온 것 같다고 해서..

이곳을 지옥(地獄,지고쿠)이라고 부른다.

 

 

자..그럼 지옥행 길에 오르신 것을 환영합니다!!

 

유황물이 부글부글..

지옥알바1: 손가락으로 물온도 재기

 

  

 

지옥속에서..

하지만 추위에 오돌오돌 떨었던 나는 따땃한 수증기 속에서 오히려 행복만땅..ㅋ

  

 

  

 

운젠지고쿠 사진 포인트..

여기가 운젠지고쿠를 제일 분위기 있게 나오게 하는 곳인듯..

그래서 모든 가이드북의 사진은 바로 여기서 찍은 사진.

 

 

 

 

지옥알바2 : 출입금지 팻말들고 온천물에 서있기.

 

 

 

 

 

  

 

지옥알바3 : 혓바닥으로 온천물 간보기.

  

 

 

 한 30분 정도 둘러보니 어느새 운젠지고쿠를 한바퀴 돌았다.

원래 계획은 이렇게 둘러보고,

온천을 거나하게 즐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온천을 즐기기에는 막차 시간이 빠듯해 보인다.

할수 없이 중간에 야외족탕이 있길래

족욕이나 하자고 신발 벗고, 양말 벗고 물에 풍덩 담그는 순간..

앗~

차가워..

헐...뭥미 속았다.

온천물이 아니라 그냥 일반물이었던 것이다..

아이고..안그래도 추워죽겠는데..썅~

  

  

운젠 버스 정거장

산골마을이라 따로 터미널이 없고, 이렇게 길거리 간이정거장이 전부이다.

운젠 지코쿠는 버스 뒤쪽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나온다.

 

 진짜 여기까지 와서 온천을 못하고 가는게 아쉬웠지만,

이미 구로카와에서 온천은 원없이 했으니, 그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막차 놓치기 전에 버스 정거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운젠(雲仙)-이사하야(諌早) 버스 시간표(약1시간 20분 소요)

07:25, 08:44, 09:44, 10:44, 12:10, 13:09, 14:30, 15:39, 17:04, 18:05

 

근데..근데..

이때만 해도 몰랐었다. 

이사하야에서 후쿠오카행 버스 막차가 19:10분이라는 것을..ㅠㅠ

 

17:04분 버스는 이미 출발했고, 이사하야로 가는 막차 18:05분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길래

근처 가게에 들어가서 추위를 피했다.

 

이미 해는 졌고, 가게도 벌써 문닫고 집에 가려는 듯

아줌마는 가게 정리중이다.

따뜻한 오이시 녹차 하나 시켜놓고, 이사하야(諌早) 가는 막차를 기다린다고 아주머니에게 부탁을 하니

다시 한번 시간표 확인시켜주고,

추우니 맘편하게 안에 있다가 가라고 한다.

 

 

삶은 달걀이 눈에 들어오길래 2개만 시켰다.

엔화가 워낙 비싸서 여긴 달걀 하나도 몇천원이다.ㅋ

 

오돌오돌 떨면서 달걀 2개로 저녁을 때우는 우리가 불쌍해 보였나?

아줌마가 이 카스테라 빵을 주시면 가다가 먹으라고 한다.

오..아줌마 아리가또~

근데, 진짜 이 빵 없었으면 큰일 날뻔 했다..

지옥은 이제부터 시작하거든..ㅋ

 

막차 버스가 올때쯤 아줌마는 문앞에서 버스 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우리를 안내해 준다.

아줌마의 친절함에 다시 한번 감동을 받았다.

 

여긴 이사하야역(諌早驛)

산큐패스는 버스만 탈 수 있는데, 내가 왜 역에 와 있냐고?

막차를 타고 이사하야에 도착했을 땐

이미 후쿠오카행 막차는 끊어진 상태..헐..

19:10이 막차였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9:30분.

운젠에서 이사하야까지 무려 1시간30분이나 걸렸다.

산길이라 꼬불꼬불..지도상 아주 가까워 보였던 그 길을 이렇게 오래 갈 줄이야..

게다가 버스안은 손님도 없고, 어디서 찬바람이 휑휑 삐집고 들어온다.

게다가 이렇게 오래이동할 것이란 생각을 못하고, 버스타기 전에 미리 화장실을 못갔다..

자연히 추운 버스안이라 얼마 못가서 소변이 마려워온다.

근데, 끝이 안보인다. 아~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니 30분은 더 가야 한다고..

참다 참다..드디어 인내심의 한계..

버스안에서 볼일을 보기로 결심한다..ㅋ

아..내가 이 나이먹고, 그것도 남의 나라에서 이런 일을 벌이는구나..으..

버스 뒤쪽으로 생수병 하나를 들고 어기적 어기적 걸어갔다..

헉..

분명 뒤쪽에 아무도 없었는데,

뒤쪽으로 가니 한 고딩녀석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

멈칫..여기서 볼일을 볼 수는 없다..

오..지옥은 운젠이 아니라 여기가 지옥이구나..

아..나 죽어요!!!!$%^&

그 다음은 차마...

 

이건 나가사키로 가는 기차인듯..

우리가 탈 것은 다음 기차.

 

 

이게 우리를 후쿠오카로 데려다 줄 기차

자유석임에도 거금 3,000엔이나 주고 탔다..

근데 알고보니, 이사하야에서 나카사키로 가는 버스는 더 늦은 시간까지 있었고,

나카사키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버스는 22:30분까지 있었기에

만약, 그렇게 이동했다면

좀 돌아가더라도, 1인당 3,000엔을 절약할 수 있었다. 쩝!

아..3일짜리 산큐패스를 6,000엔에 샀는데, 절반이 한방에 훅 가는구나..

 

그래도 기차에 올라타니,

후쿠오카로 돌아가지 못할까봐 안절부절 했던 것에 이제는 안도가 되고,

운젠의 그 가게에서 아줌마가 챙겨먹으라고 준 그 카스테라빵이 눈에 들어온다.

교통편 시간 맞추느라 저녁도 제대로 못먹었는데,

그때서야 밀려오는 시장기를 그 빵으로 때웠다.

낯선 이방인에게 잠시 베풀어준 그 친절함에 난 일본 여행에서 엄청난 추억과 고마움을 안고 왔다.

 

 

산큐패스이용 

후쿠오카 출발 구마모토-운젠 당일치기코스

아침 6시 후쿠오카 출발

구마모토에 도착해 구마모토성을 관람하고,

12시 구마모토 교통센터에서 버스를 타고, 구마모토항으로 이동, 13시 배편으로 시마바라항으로 이동

13:40분 버스로 운젠이동, 운젠지고쿠 관람 및 온천

운젠에서 17:04분에 버스를 타고, 이사하야에서 후쿠오카 막차인 19:10분 버스를 타면

모든 교통수단은 산큐패스로 해결.

만약 18:05분 막차로 운젠-이사하야 이동 했다면, 이사하야에서 나카사키로 간 다음 후쿠오카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아니면 운젠이나 나카사키에서 하룻밤 숙박을 하는 코스는 잡는게

훨씬 더 여유러운 여행이 될듯..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