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Japan

성당과 사원이 한곳에! 히라도 하비에르 성당

Eden Choi 2013. 12. 20. 01:57

 

 

 

히라도는 일본에서도 서쪽 끝에 위치하다 보니

일본에서 서양인들이 접근이 가장 빠른 곳 중에 한곳이었다.

 

그리고 히라도에 처음으로 천주교 포교를 시작한 사람이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신부

1549년 가고시마에 상륙한 하비에르 신부님은 1550년 히라도를 찾아왔고

당시의 영주 다카노부에게 포교활동을 허락받아 히라도에 천주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자비에르 신부님을 기념하는 성당이 나오는데, 바로 그 앞에 사원이 위치하고 있어서

서양의 성당과 동양의 사원이 나란히 보이는 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앞쪽 사원 너머로 성당의 뾰족탑이 보인다.

 

 

 

 

 

 

우선 사원 내부로 들어가봤는데, 아무도 없다.

일본 시골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정말 사람 구경하는게 힘들 정도..

너무나 조용해서 가끔은 무섭다.

 

 

  

 

게다가 절의 한쪽에는 이렇게 무덤이.. 아~ 혼또니 무섭스므니다!!

 

 

 

 

무덤 너머로 성당이 바로 보이는데..아 길이 잘 안보인다.

이리 가봐도 저리 가봐도..음..

 

 

 

 

할 수 없이 담치기 ㅋ

 

고지가 코앞인데, 왔던 길을 다시 돌아내려가려니 어쩔 수 없다.

 

 

 

 

고개를 돌려 뒤돌아 보니 이런 풍경

저 탑들이 전부 무덤이다.

 

 

 

 

하늘을 보니 달이 휘영청~

 

 

  

 

어쨌든 성당으로 올라왔다.

 

 

 

 

역시 성당에도 아무도 없다.

보통 성당은 외부인이라도 개방되어 있는데, 오늘은 내가 너무 늦게 와서 그런지 문은 잠겨져 있었다.

 

 

 

 

자비에르 신부님을 기념하여 이 성당의 이름은

성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기념성당이다.

 

 

 

 

평호순교자현창위령지석(平戶殉教者顕彰慰霊之碑)

 

히라도의 천주교 순교자를 위한 위령비이다.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가 그랬듯이 일본도 천주교에 박해와 탄압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히라도는 일본내 천주교 성지라고.

 

 

 

 

 

하지만..

하지만..

 

이 신성한 순교자 위령비 앞에서 나는 잠시나마 고민이 빠진다. 그 이유는 바로..

 

 

 

 

위령비 앞에 놓인 수많은 동전들!

 

 

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100엔짜리 동전은 자꾸만 보인다.

말이 동전이지 우리나라 돈으로는 한 개 천원이 넘는 돈이다. 좀 챙겨 모으면 오늘 저녁 값은 해결될 듯 한데..

갑자기 급 갈등 때린다. 몇 개만 챙겨갈까?

 

 

아니야!!! 난 한국인이닷!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동전의 유혹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여기서 내가 넘어갈 순 없따!

동전에 손끝하나 안대고 그대로 왔다.

잠시나마 동전의 유혹에 갈등을 때린 내 마음을 다잡으면서..

 

 

ㅋㅋ

 

그 짧은 순간에 내가 나라를 구한 느낌이다. 그런데 뭐지? 이 미쳐가는 기분은??

짐 보관비 300엔을 아낄려고 배낭을 10km나 들고 다녔던 나로서는 이게 너무나 큰 유혹이었다.

이해해 주세용~

 

 

 

 

마음을 가다듬고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본다.

 

 

 

 

 

참참..하비에르 성당에 왔다면 또 하나 보고 가야 할 곳이 있는데,

성당 뒤쪽으로 가면 히라도 번주의 무덤이 있다.

 

 

 

 

히라도 제28대 번주 마츠라타카노부(松浦隆信) 소요공(宗陽公)의 묘

 

 

소요공(宗陽公)시대 네덜란드상관과 영국상관이 설치되고 해외무역이 활발해져

히라도가 ‘서쪽의 도읍’이라는 이름을 얻을 정도로 번성했다고 한다.

 

 

 

 

 

역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무덤을 남기는구나^^

 

 

 

 

 

이든의 배낭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