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China

중국 여행 중에 본 엉터리 한국어 그리고 외래어 표기법 문제

Eden Choi 2017. 10. 7. 16:57

중국 여행 중에 본 엉터리 한국어

 

펑황구청(봉황고성)

봉황고성의 최고의 명물은 저 아치형 무지개 다리인 홍교

 

 

홍차오 비바람 층??

하지만 한글 안내판을 봤을 때 살짝 웃음이 나왔다. ㅋ 뭐지?

홍차오는 홍교의 중국식 발음인 듯한데 그러면 차라리 나머지도 발음으로 적었으면 이해는 빨랐을 텐데

풍우루는 비바람 층이라고 그대로 번역을 해버려 이상한 한국어가 되어 버렸다.

이건 다리의 건물 이름이니 번역을 하기 보다는 그냥 한자음대로 적는 게 좋을 듯하다.

'홍교풍우루'

 

 

홍교의 모습

 

 

 

조심해다 번개

 

이건 윈난성 쿤밍 추이후(취호)에서 찍은 것인데

태국어가 보여서 더 눈길이 갔다.

윈난성은 태국과 가까워서 그런지 태국어 안내 표지판이 곳곳에 있었다.

이건 표지판 그림을 봤을 때 '낙뢰주의'가 괜찮을 듯

 

 

쿤밍 추이후(취호)의 풍경

 

 

비작동 등반

 

이건 칭다오 영빈관 올라가는 뒷길에서 발견

'올라가지 마시오' 정도가 어떨까 싶다.

 

 

 

칭다오 영빈관

 

 

 

이건 중국 산시성 후아산 산에서 본 길 안내문이다.

 

한자를 찾아보니 "요자번신"이라고 나온다.

요자번신: '새매가 장대위에서 곡예를 한다'라는 뜻. 이게 중국어로는 공중제비를 뜻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요자번신은 공중제비를 해야할 만큼 험난한 길이라는 지명이다.

따라서 지명은 굳이 번역을 하기 보다는 한자음 그대로 표기하는 게 나을 것이다.

따라서 "요자번신" 또는 외래어 표기법에 의해 "야오쯔판선"이라고 한글로 적어야 한다.

(이 외래어 표기법 문제는 이 글 하단에서 다시 논의하고자 한다)

 

여하튼 요자번신을 지나면 신선이 내려와 장기를 두었다는 정자, 하기정(下棋亭)이 있다.

 

하기정

 

 

후아산(화산)에서 케이블카 타고 내려온 길에 본 안내판

이것은 내리막길 타고 -> 하행선

 

 

 

금지 기어오르다 -> 올라가지 마시오

이것은 중국 텐먼산 산에서 본 안내판이다.

 

 

통천대도 텐먼산(천문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한식 수공 -> 손수 만든 한국 음식

 이건 딱 맞는 한국어 찾기가 쉽지 않네 ㅋ

 

장자제(장가계)의 원가계(위엔자제)의 한국음식을 파는 식당 간판이다.

 

 

그 식당에서 바라 본 위안자제의 풍경

 

 

수출 -> 출구

이건 구이린 양숴 후뎨취안 입구에서 본 안내판

 

후뎨취안(호접천)

 

 

라틴문 명칭 -> 청둥오리

이건 주자이거우에서 본 안내판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는데 ..

아래에 나오는 라틴문 명칭을 보니 제목을 이것으로 잘못 표기한 것이었다.

영어 표기를 보고 아 이게 오리인 줄 알았다. ㅋ

 

 

주자이거우 우화하이 호 (구채구 오화해)

 

 

이 역시 주자이거우에서 본 안내판

통행에 돌 관측이 주의에 의하여 비행한다 -> 낙석주의

 

 

고발처 -> 고객 센터

역시 주자이거우 입구에서 봤다.

 

 

 

비산언 -> 비사언 또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페이사옌

 

페이사옌(비사언)은 두장옌(도강언)을 구성하고 있는 한 지명으로서

이 수리시설은 무려 2천년 전에 건설되어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다. (물론 후대에 계속 수리는 했지만)

진나라가 촉을 점령하고 촉군태수로 이빙을 보내어 이곳의 치수를 맡게 했다.

중국에서 치수는 아주 중요한데

예를 들어 요순시대 순임금의 뒤를 이어 중국 최초의 왕조 하나라를 세운 우임금도

이 치수를 잘하여 왕이 되었다.

이빙 역시 이곳에서 거의 신급으로 여겨저 그의 아들과 함께 모셔지는 이왕묘라는 사당도 이곳에 있다.

이빙은 중국 최초의 태후 미월이 살던 시대의 사람이며 미월의 고손자가 바로 진시황제이다.

 

 

 

강의 물길을 갈라 홍수를 막아낸 두장옌의 모습

 

그런데 블로그 글 적다보니 지명에 대한 중국어 표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을 한 번 짚고 넘어가야겠다.

 

 

 

 

 

 

우선 외래어표기법에서 인명 지명은 원지음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모택동은 '마오쩌둥'으로

홍콩배우로 유명했던 장국영은 '장궈룽'으로 표기한다.

또한 중국 사천성은 '쓰촨성'으로 적으며, 구채구는 '주자이거우'라고 표기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도 같은 한자 문화권이다 보니

특히 중국의 지명과 인명을 적을 때는 뭔가 어색함과 불편함이 묻어난다.

 

모택동은 마오쩌둥으로 표기되지만 마오저둥, 마오저동, 마오쩌동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물론 이것도 규칙을 정해 놓았다고는 하나

그 규칙을 일일이 외워가며 외래어를 표기하자니 블로그 글 쓰면서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쿤밍의 '취호(翠湖)'를 적으면서 '추이후'라고 표기하자니

 호수인지 잘 파악이 안 돼 '추이후 호' 라고 또 적는 것도 어색하다.

 

또한 섬, 강, 산에 대한 표기 규칙에 따라

중국 화산(華山)의 경우 위 규칙에 따르면 '화산 산'으로 표기하게 된다.

(산을 두 번 적게 된 이유는 앞에 화산(Huashan)은 중국어 원지음이고 다음에 뜻을 나타내는 산이 더 붙었다.

사실 성조가 있어 현지 발음은 '화산'이 아니라 '후아샨' 정도로 들리나 화산으로 표기함)

천문산도 '텐먼산 산'으로 표기해야 한다.

 

사실 한자 문화권인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이 원지음 원칙은 꽤 일관성 있게 잘 되어있다.

외래어 표기법을 정하면서 고민한 흔적도 많이 보인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 자체를 무시하거나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같은 한자를 공유하는 중국의 지명 인명 표기는 확실히 불편해 보여서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든의 배낭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