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Canada

빗속에서 맞은 퀘백의 첫날

Eden Choi 2006. 10. 28. 13:06

 

ON THE FIRST DAY

IN QUEBEC CITY

 

 

드디어 퀘백에 도착했다.

퀘백여행의 첫날 이렇게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급우울했는데,

그나마 딱 도착하니 다행히 빗줄기가 조금 줄어들었다.

우선 머물려고 하는 유스호스텔부터 찾아가야 겠는데,

빗속에서 배낭메고 마냥 걸을 수 만도 없고,

그냥 비가 그칠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까? 아니면 택시를 탈까?

근데, 택시를 타자니 어딘지도 모르는 숙소까지 택시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고

마냥 기다리자니 비가 언제 그칠지 모르겠고..

아~

어쩌란 말이냐~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고 있으니,

같이 비를 피해 있던 한 캐나다 여인이 말을 건네온다.

다행히 내가 찾아갈 유스호스텔 주소를 보여주자 모두 그리 멀지 않다고 한다.

그럼, 택시를 타?

아니야, 가깝다는데 걸어가자.

비도 거의 그쳤고, 택시비도 아끼고 무엇보다 여기 퀘백에서 비를 맞아보며 걷는 것도 여행의 낭만 아니겠어?

 

 

신이 날 애처롭게 보았는지, 걷자고 마음을 먹으니 비도 멈춘다.

이제 주소만 보고 열심히 호스텔을 찾아나선다.

언덕이라 오르막길이 살짝 힘들다.

그렇게 어렵사리 호스텔을 찾아갔는데..

헉~ 빈방이 없다고 한다. 아니 성수기도 아닌데,

할 수 없이, 가이드 북에 있는 다른 호스텔을 찾아 나섰다.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하고, 몸도 피곤하고, 다른 호스텔은 어디있는지 모르겠고.

우짜둥둥 찾긴 찾았는데, 그곳은 공식유스호스텔이라 역시 비싼 가격

도미토리 하룻밤에 $31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번에 호스텔 회원증 만들라고 할때 신청해 놓을 것을..

 

 

짐을 풀고 나니, 그제서야 내가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낀다.

퀘백은 유명한 관광지라 먹거리도 비싸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프랑스 음식 못 먹어보면 안될 것 같아서

비싸도 프랑스 식당에 들어갔다.

 

 

근데

프랑스 요리 어떤게 있는지 알아야 시키지.

메뉴판을 한참 둘러보다가 양고기 요리가 그리 비싸지도 않고,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주문했다.

이왕 쓰는 것 국물(?)도 필요할 것 같아서 스프도 따로 주문을 했다.

주문받는 아가씨 친절하게도 따로 따로 시키면 비싸니깐

코스메뉴로 시키라고 알려준다.

얼굴도 이쁘고 맘씨도 곱고

아~좋아라!

 

 

양고기라는 것만 기억나고 요리이름은 까먹었다.

서양식은 내가 즐겨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배가 고파서였는지,

아님 웨이트리스가 이뻐서였는지 몰라도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내가 언제 고상한 척 하면서 프랑스요리를 먹어볼까 하는 맘도 한몫했구.

 

 

다 먹고 나서 커피를 시켰는데, 디저트는 뭘로 하겠냐고 묻는다.

음.. 난 커피가 디저트인 줄 알고 시켰는데, 코스메뉴이니 이건 공짜인가?
아니면 따로 돈을 더 내야 하나?

그딴 고민도 잠시,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과 과일, 그리고 프랑스 요리 이름이라 후다닥 넘어가서

몇 가지를 더 나열한다.

배는 부르니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이번 배낭여행에서 오늘은 내 배가 제일로 호강하는 날이다.ㅋ

나올 때 계산서를 보니 $27 나왔다.

그동안 내가 한끼 식사로 사용한 돈에 비하면 꽤 큰돈이지만

택스빼고 나면, 아까 그 디저트는 공짜인 것 같아서 행복하다.^^;

 

 

혼자 여행은 다 좋은데,

하나 단점이라면,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것.

그렇다고 매번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찍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손바닥만한 삼각대를 하나 장만해서 들고 다니는데,

이게 진짜 요긴하다.

내가 시간맞춰 포즈를 취할 수도 있고..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