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피사에서 Tupiza, Bolivia
'Triathlon'이란 단어는 마라톤, 수영, 사이클을 하는 철인3종 경기를 일컬는 말인데,
헉~
우유니투어에서 부터 같은 일행이 된 이 영국친구들은 다들 이걸 하겠다고 그런다.
사실, 난 여기 오기전까지 투피사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고,
단지 육로로 아르헨티나를 넘어가기 위해,
잠시 쉬는 곳 정도로 생각했는데...
헐..쉬는 것은 고사하고 철인3종 경기를 하겠다니..
그것도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결국은 하기로 했다.ㅋ
왼쪽부터 Chris, Carth 커플, 저 뒤에 빨간티는 왕비병 Ifa
다행히,
투어 이름이 triathlon이긴 해도, 실제 철인3종경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지프, 자전거, 승마 이렇게 3가지 이동 수단을 통해,
하루 동안 투피사의 산악지대를 둘러보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항상 부실(?)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나이기에
여기에서는 나도 한번 철인이 되고 싶었지만..
헐..비포장도로를 몇시간씩 자전거 타고 돌아보는 것이결코 쉬운일만은 아니다..
서양여자들은 우찌나 빨리 달리던지..
왕비병 이파와 나만 항상 맨 뒤에서 허덕인다.
아..갑자기 태국의 바다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새하얀 모래사장에 누워, 수박쥬스 땡모빤을 마시며, 손톱, 발톱소제에 마사지까지 받으며
파란 바다를 즐겼던 파타야 비치가 떠오른다..
태국에 있을 때가 좋았는데..아....
몸은 허덕대고 있지만..
이 메마른 곳의 자연환경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간다.
다같이 기념사진으로다가..한방
아니 근데..사진이 흔들렸네..또 내 자동디카를 은근히 바꾸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냥 예전에 20만원 주고 샀던 별 기능 없는 디카가 오히려 막찍어도 사진은 잘 나왔는데..
이번 디카는 반셔터 기능 뭐 이런것 때문에, 이렇게 대낮에 찍어도 자꾸 흐릿하다..우씨..
투피사의 계곡이 이렇게 깊은 줄은 몰랐다..
가파른 산길을 끝도 없이 올라가더니 이곳에서 우리를 내려준다.
그리고 여기서 부터 자전거를 타고, 다시 투피사 마을까지 돌아간다.
자자..출발!! 아니 근데..난 사진찍는라고 바쁜데, 그새 이친구들 다들 내려가버린다..
급한 마음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서둘렀는데, 브레이크에 미처 손을 얹어놓지 않은 상태라
갑자기 붙은 자전거 가속도를 제어할 수가 없다.
바로 옆은 낭떠러지인데..안돼..나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그냥 자전거에서 넘어졌다.
아이고 손바닥 다 까지고, 근데 앞선 일행은 너무 빨리 내려가 내가 넘어진것도 모른다..
이건 투어가 아니야..이 무신 고생이냐고..내가 한국에서 얼마나 곱게(?) 컸는데..앙..
어떻게 이 산길을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투피사에서 꽤 먼길을 왔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으로 오는데도 1시간 넘게 걸렸다.
마을에 도착하니 온통 먼지 범벅에, 무엇보다도 엉덩이가 아파 죽겠다..
장시간 비포장도로를 달려내려오다 보니 계속되는 충격에 내 엉덩이를 놔두지 못했던 것이다.
여하튼 이렇게 Triathlon를 끝냈지만, 아쉬운 것은 우유니에서 부터 함께 했던 Chris가 오늘밤 떠난다는 것이다.
그사이 숙박비를 절약할 생각에 함께 방을 쓰다보니 누구보다도 친해졌는데,
나는 아르헨티나로 낼 넘어가고, Chris는 좀 더 볼리비아를 둘러보기 위해 여기서부터 일정이 달라
오늘밤 야간버스를 타기로 했다.
그래서 다같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나왔는데, 이 날 따라 그 식당 손님이 계속 밀려온다..
정확히 음식나오는데 1시간을 30분을 기다렸다..왜냐면 하도 안나오니 시계를 계속 봤거든..
아마 나 혼자였으면, 벌써 딴 식당 찾아갔을 것이지만, 다들 그냥 더 기다리기로 하고 꾹 참아본다..
결국 야간버스를 탈 시간이 다되어 Chris는 주문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이라 내가 같이 버스정류소까지 따라갔는데..
양쪽 엄지손가락을 날 위해 치켜올려세우고는 떠나간다..
언제나 헤어짐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투피사의 가라오케에서..
크리스를 보내고, 볼리비아에서 마지막 밤이 될 듯 하니, 남은 일행은 술한잔 하기로 했는데,
이 산골 오지 마을에도 가라오케가 있다. 들어가니 손님이 우리뿐이다..
우리처럼 노래방 기계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가사가 나오는 비디오를 틀어주었다.
문제는 노래 신청하고 거의 30분은 넘게 기다렸다..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닌데..이 나라는 뭐든지 느려터졌다..
성질급한 나로서는 정말 답답해 미치겠는데, 이 영국친구들은 그러려니 한다..
여행 초기 여유롭게 여행하는 백인들의 모습이 부러웠던 적이 있다..
보통 한국사람들은 여행지에서도 바쁜 일정에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떠나는 모습을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낭여행을 오래하다 보니, 가끔은 뭐든지 빠른 한국이 그리울 때도 있다.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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