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국립 인류학 박물관
Museo Nacional de Anthropolgia
TENOCHTITLAN
떼노츠띠뜰란
남미 여행을 마치고 귀국을 위해 다시 멕시코로 돌아왔다.
시간에 쪼들려 미처 못봤던 인류학 박물관
와보니..허걱~ 놓쳤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그 규모도 규모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멕시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을 꼼꼼히 돌아볼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박물관 입구를 통과하고 나면 화려한 물줄기가 맞이한다.
박물관에 입장하여 떨어지는 물줄기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발길을 멈추게 했던 것은 바로 아래 그림이었다.
한동안 박물관 벽에 붙어 있는 저 그림을 보고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숙소에서 만난 멕시코 친구가 원래 멕시코시티는 호수 위에 건설되었다고 했는데, 그때만 해도 그냥 스쳐지나는 소리로 들었다.
그 넓은 멕시코시티가 호수속 섬일 것라고는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보고서는 그의 말이 결코 농담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위 그림은 아스텍제국의 수도 떼노츠띠뜰란(Tenochtitlan)이고, 이 곳이 바로 지금의 멕시코시티이기 때문이다.
아래에 전시된 모형은 '뗌쁠로 마요르(Templo Mayor)'
떼노츠띠뜰란의 제일 가운데 중심으로 아스텍제국의 왕궁과 같은 곳이다.
그리고 지금은 멕시코시티의 중심광장인 바로 소깔로 아래에 묻혀 있다.
이 찬란했던 문명은 스페인의 침략으로 땅밑으로 묻혀져 버렸기 때문이다.
스페인인들이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이 아스텍제국의 수도인 떼노츠띠뜰란을 허물어 버리면서, 호수도 다 메워버렸다고 한다.
뗌쁠로마요르 위의 소깔로 광장에는 지금 스페인의 대성당과 여러 정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아스떽제국의 수도 떼노츠띠뜰란 Tenochtitlan
스페인이 침략하기 전까지 멕시코 전역을 다스렸던 아스떽제국의 원주민들은
원래 기존 도시의 하녀나 용병으로 일하였다고 하는데,
1325년경, 그들의 부족신으로부터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앉아 뱀을 잡아 먹는 곳'에 천막을 치라는 계시를 받았다고 한다.
그 계시를 따라 나타난 곳이 이 호수속 섬 위였고, 이 곳이 아스떽의 수도가 되었다.
이러한 전설은 현재 멕시코 국기에도 나타나 있다.
선인장 위에서 뱀을 잡아먹는 독수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아스떽은 제국을 확장하고 통치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쟁포로를 양산했고,
그들의 신을 달래기 위해 살아 있는 인간에서 빼낸 심장을 받쳐야만 허약한 우주가 제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믿었다.
때문에 멕시코의 피라밋은 왕의 무덤으로 사용된 이집트와 피라밋과는 달리
살아있는 인간 제물을 바치는 제단으로 이용되었다.
영화 '아포칼립토'의 한장면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을 도려내고 있다.
내가 이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아르헨티나 살타에서 이과수까지 25시간 동안이나 이동하던 버스에서 보여준 비디오를 통해서였다.
스페니쉬로 나와서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영화였고, 작은 비디오 화면이라 제대로 보기도 쉽지 않았지만,
멕시코 여행을 방금 하고 난 뒤라 그 생생함을 잊을 수가 없어서 잠 안자고 끝까지 다 본 기억이 난다.
어쨌든, 이러한 아스떽의 철권 통치는 반란과 적국을 야기시켰고,
스페인의 에르난 꼬르떼스가 1519년 지금의 베라끄루스에 도착했을 때 이들은 스페인과 동맹을 맺고,
결국 1521년 아스떽의 수도 떼노츠띠뜰란은 정복된다.
얼마 안되는 스페인군에 그 거대한 아스떽 제국이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진 것도
결국은 제국 내부의 문제였던 것이다.
태양석
아스텍인들의 달력인데, 이는 2012년까지 밖에 없다는 마야의 달력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인류학 박물관에서는 이 외에도 멕시코지역의 선사시대부터 여러 문명들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은 마야 문명의 흔적인 약스칠란의 한 유적이었던 것 같다.
놀랍게도 박물관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그대로 현지 유적을 들고 와서 전시해 놓았다.
이 유적은 지금의 멕시코시티에서 약 1시간 떨어진 떼오띠우아깐의 유적이다.
실제로 떼오띠우아깐에 갔을 때 이 곳을 보았었는데, 허물어진 것이 많아 보수중이었다.
오히려 이 곳이 실제 유적보다 더 완벽하게 단장되어 있다.
떼오띠우아깐은 기원전 200년경에 건립되어 650년 경에 멸망했는데, 태양의 피라밋과 달의 피라밋으로 유명하다.
마야 문명은 거의 기원전 1,200년 부터 아스떽제국이 멸망하던 시기까지
지금의 멕시코 동부 유까딴 반도에 도시 국가를 형성해 왔는데, 대표적인 피라밋으로 치첸잇사와 빨란께 유적이 유명하다.
왼쪽 사진은 빨렌께의 빠깔대왕의 무덤인듯 하다.
선사시대 관에는 이렇게 맘모스의 뼈가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볼라도르 Volador
멕시코 인류학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나오니,
저렇게 사람들이 거꾸로 매달린채 돌면서 내려오는 볼라도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그 높이가 만만치 않아서 보는 내가 다 어지러웠는데,
땅까지 모두 52번 돌아서 내려온다고 한다. 이는 마야 달력의 52년 주기를 상징한다고 하며,
또한 장대는 땅, 하늘 그리고 지하세계의 수직적 연결을 나타낸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처음에는 어디서 묵을까, 어디로 갈까, 그것을 결정하기에도 바빴는데..
어느덧 멕시코에서 한달 반이라는 기간을 여행하다 보니, 그들의 문화의 역사를 조금은 배워나가는 듯 하다.
멕시코의 피라밋을 찾아 나서기 전에,
미리 이곳을 들러 조금이나마 공부를 하고 갔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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