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안사
(료안지 Ryōan-ji 竜安寺)
아라시야마에서 텐류지와 노노미야 신사를 둘러보고
다음은 유명한 금각사를 보러 가야겠는데,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모르겠다.
버스가 언제 올지도 모르겠고, 여하튼 텐류지 앞 대로변을 이러저리 거닐다보니
아래 쇼핑센터 건물이 보인다.
물건 구경도 할 겸 이리저리 둘러보았는데..
케이후쿠 전철(京福電鉄) 아라시야마역
그냥 쇼핑센터인 줄 알았는데, 여기가 케이후쿠 전철의 아라시야마 역이었다.
물어보니 내가 가고자 하는 금각사까지는 안가지만 료안지와 묘신지는 간다고 한다.
간사이 패스 되냐고 물어보니 된단다..그럼 당근 이거 타고 가야지..
버스보다야 나름 전철이 더 운치 있는 여행 아니겠어?
근데, 이 전철을 타려고 하니 아까 물어봤던 역무원 아저씨가 못타게 한다.
아니 좀전에 료안지 간다고 해놓고서, 막상 타려고 하니 또 막는 것은 뭐래??
내가 잘못 알아들었나?? 그래서 다시 버스를 알아보려고 나가려는데,
날 붙잡고 기다리라는 제스쳐를 한다..
아이고 답답해..아니 왜 이러는교??
근데..근데..한참 후에야 알게되었는데, 여기 케이후쿠 전철은 노선이 2개로서 중간에 목적지가 갈라진다.
따라서 위 사진의 전철은 딴 방향으로 가기에 날 못타게 막고 다음 전철을 기다리라는 것이었는데,
말이 안통하니 영문을 몰라 이래 어리둥절 했었다.
이 전철의 종점 지명을 모르니 꼭 타기전에 료안지 가냐고 물어보자.
케이후쿠 료안지역에 내렸지만 생각보다 많이 걸어야한다.
역 이름이 료안지라서 바로 앞에 있을 줄 알았지만, 이상한 골목골목을 한참을 걸어올라가니 나왔다.
다행히 골목 골목에 료안지 가는 길이라고 팻말이 있었지만, 워낙 골목이 여러갈래라 좀 헷갈린다.
여하튼 여행 끝날 때까지 길 헤매기는 계속된다..쩝
간사이 패스 있으면 료안지는 입장료 10% 할인된다.
료안지의 쓰쿠바이(蹲踞, tsukubai)
'Tsukubai' is a small basin provided at Japanese Buddhist temples
for visitors to purify themselves by the ritual washing of hands and rinsing of the mouth.
사원 입구에 손과 입을 헹구는 쓰쿠바이인데, 새겨진 글자는
'지금 있는 것에 만족하라' 라는 뜻의 '오유지족'으로 선종불교의 상징성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오유지족(吾唯知足)
한자 모두에 '구(口)'자가 있기 때문에, 이를 가운데 두고 위 글자가 만들어졌다.
즉, 저 쓰쿠바이에 물을 담고 있는 네모난 부분도 글자의 일환인 셈이다.
료안지 카레산수이 정원
A Japanese rock garden (枯山水, karesansui), sometimes called a Zen garden
사실 료안지는 절보다 이 카레산수이정원이 유명해서 보러왔는데,
뭔가 깔끔하긴 한데, 이 때만 해도 그 숨겨진 뜻을 모르니, 팍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없었다.
이래서 뭐든지 공부를 하고 가야, 제대로 보고 즐길 수 있는 듯 하다.
영어설명을 보면 그냥 돌정원인데, 이러한 정원양식을 '고산수 (枯山水, karesansui)' 양식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서양인들은 'Zen Garden'이라고도 하던데..
음..태국에 있을 때, Zen 이라는 일본식 식당을 자주 찾곤 해서, 이 Zen은 영어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영어로도 정착이 되어버린 일본단어였다.
Zen은 선(嬋)이라는 단어의 일본식 발음으로, 일본의 불교는 이 '선종'으로 대표된다.
아시아권에서 가장 빨리 개방한 일본의 선종은 미국등 영어권에 참선(meditation)의 형태로 퍼져나갔고,
서양인들의 입장에선 'Zen'이 일본 불교, 넓게는 일본을 의미하는 또 다른 단어가 된 것이다.
여하튼 이 료안지는 1473년 세워진 선종사원으로서
이 정원의 하얀모래는 바다를, 중간 중간에 바위는 바다에 떠있는 섬을 상징한다고 한다.
즉, 넓고 넓은 망망대해를 형상화한 것인데, 선종 자체가 무언의 간결함의 상징이라
정원양식도 나무나 다리, 연못 등 기본적 정원의 별다른 장식 없이, 이렇게 오로지 상징만으로 나타낸다고 한다.
7개 5개 3개씩 총 15개의 섬을 나타내는 돌이 있는데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한번에 다 15개가 들어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교토 여행에서 그 어느곳보다 많은 일본인 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다른 유명한 관광지에서는 한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
솔직히 나중에 금각사 갔을 때,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여러대의 관광버스에 실려 한꺼번에 들어오는 바람에
사람들에 거의 밀려나가다 시피 금각사를 구경하고 나왔지만
이 곳에선 서양인들은 여럿 보았어도 한국인 관광객은 못보았다.
료안지의 뒤뜰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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