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Mexico

달의 피라밋에 오르다. 신의 도시 떼오띠우아깐 Teotihuacan

Eden Choi 2008. 10. 21. 01:47

 

Teotihuacan

떼오띠우아깐 달과 태양의 피라밋

 

달의 피라밋 Pyramid of the Moon, Teotihuacan

(달사진은 합성한 것임 사진: oO ICEMAN Oo)

 

'신의 도시'라는 뜻의 '떼오띠우아깐(Teotihuacan)'은 멕시코에서 방문한 유적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고대도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기원전에 건설되었다는 이 거대 도시엔 한 때 최고 12만명이 넘는 인구가 살았다고 하는데,

서기 650년경 갑자기 도시가 파괴되어 버려져버렸다.

훗날 이 곳에 대제국을 세운 아쓰떽인들은 거인들이 이 곳을 세웠다고 믿고 신성시 했다고 한다.

떼오띠우아깐은 신전과 궁궐, 엄청난 규모의 피라밋을 자랑하고 있지만,

누가, 어떻게 이 도시를 건설하고 살았는지, 그들의 출신과 생활양식은 물론,

이 도시가 어떻게 멸망했는지 조차도 여전히 미스테리이다.

 

 

  하늘에서 바라본 떼오띠우아깐 Teotihuacan

 

용설란 Agave

멕시코가 주원산지인 선인장의 일종인 용설란이다.

떼오띠우아깐을 들어가기 전에 기념품 상점을 들렀는데, 이곳에서는 이 용설란으로 못만드는 것이 없다고 한다.

용설란 가운데는 저렇게 단물이 고이게 되는데,

날파리와 벌레들이 죽는 줄도 모르고 단맛에 빠져죽어 있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술인 테킬라도 이 용설란의 일종인 Agave Azul로 만든다고 해서 시음을 하게 해주던데,

이날 날씨가 꽤 쌀쌀했는데, 여기서 얻어먹은 테낄라 몇 잔에 추위를 잠시 잊어본다..

어~ 취하네@# 딸꾹!

 

못만드는게 없다는게 거짓은 아닌 듯,

이 용설란에서 저렇게 실을 뽑아내, 들고있는 저 알록달록한 천을 만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저 실을 꽤고 있는 바늘 부분도 용설란 잎의 끄트머리라고.

또한 이거 피부미용에도 좋단다..건강에도 좋고..

 

께찰빠빨로뜰 궁전 단지 Palace of the Quetzalpapalotl

 

궁전이었다고 해서 화려할 줄 알았는데,

워낙 훼손이 많이 되어, 밖에서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었다.

하지만 떼오띠우아깐 유적지에서 유일하게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여긴 내부 구경이 하일라이트!

 

따라부르기도 힘든 '께쯔알빠빨로뜰'이란 이름은

 여기 기둥에 새겨진 신화적 동물에서 지어진 것이라고 하며,

건물 위에 세워진 돌들은 달력을 나타낸다고 한다.

 

미로 같은 여러 곳을 통과하는데..약간 으시시한 기분이 든다.

여러 벽화들도 많았지만 그 숨은 의미를 잘 모르니 그냥 스쳐지나간 것도 많은듯.

 

미로 같은 건물 안에는 오른쪽 사진처럼 문이 나 있었는데,

못들어가게 막아 놓은 것이 아님에도,

왠지 안으로 계속 못들어가겠다.

왠지 한번 들어가면 다시 빠져나오지 못할 것만 같은 이 느낌은 뭐지?

 

 

두둥!! 궁전을 빠져 나오니 이렇게 달의 피라밋이 턱하니 버티고 있다.

 

달의 피라밋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여기 계단이 장난 아니다. 경사도 무척 가파르고.

역시 멀리서 보는거랑 내가 직접 올라가는 것이랑 차이가 많이 나는구나..헉헉..

근데, 그 와중에도 저렇게 손잡고 올라가는 연인이 있다. 참..

나도 모르게 저들이 넘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ㅋㅋ

 

다시 정상을 향해서..좀 만 더..

 

단숨에 달의 피라밋 정상까지 오르기는 벅찬듯..

잠시 쉬면서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와우!! 길이 끝이 없어 보인다.

 

달의 피라밋 정상

더이상 무너지지 않게 시멘트로 바른 것이 좀 안타깝다.

 

달의 피라밋에서 본 태양의 피라밋

 

달의 피라밋을 내려와 이번엔 태양의 피라밋으로 향해 가는데,

관광객을 상대로 저렇게 커다란 양탄자를 파는 상인들도 눈에 보인다.

근데, 과연 누가 저 큰 양탄자를 살까?? 배낭들고 다니기도 귀찮은데,

하긴 저들도 나처럼 가난한 배낭여행자가 목표가 아니라..돈많은 멕시코의 아줌마들 상대?

 

 

재규어 Jaguar

계단 사이의 벽에서 발견된 벽화인데,

 물을 배경으로 서 있는 재규어의 모습이라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에는 호랑이나 사자가 없었기 때문에, 재규어가 4발 달린 육상 동물 중 가장 신성시 되었다.

 

 

태양의 피라밋 Pyramid of the Sun

 

태양의 피라밋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은 포기했다..

달의 피라밋도 오르는데 만만치 않았는데, 그곳의 거의 2배나 되는 이 태양의 피라밋을 오를려면,

다른 곳을 다 둘러볼 시간적 여유가 없을 듯 하다.

 

 

 

 태양의 피라밋 뒤편

앞쪽의 그 수많은 사람들에 비하면 뒤편은 황량하기 그지 없다. 그 많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하지만 남들 안가는데 가는 것이 또 다른 재미 아닌가?

이런데 더 둘러보고 싶어서 태양의 피라밋 꼭대기 올라가는 것을 포기했는데.

(솔직히 말해! 힘들어서 못올라갔다고..ㅋㅋ)

 

죽은자의 거리 Avenue of the Dead

 

달의 피라밋에서 일직선상으로 된 이 길이 바로 죽은자의 거리.

태양의 피라밋을 지나, 이 길를 따라 다음으로 '께뜨쌀꼬아뜰 신전'으로 향했다.

"이 넓은 거리는 원래 훨씬 더 길게 뻗어있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유적이 남아있는 부분까지만 있지만, 기원전에 건설된 떼오띠오아깐인 만큼,

후세에 들어선 아스떽인들도 이 곳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그들은 이 길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건물이 왕족의 무덤이라고 잘못 생각해서

'죽은자의 거리'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저 끝 달의 피라밋에서 이 곳까지 거의 2km가 된다고 들었는데, 꽤나 많이 걸었다.

 

께찰꼬아뜰 신전 Temple of the Quetzalcoatl

 

패키지로 오신 분들은 아무래도 시간때문에 이곳까지는 보지 못하고 돌아가던데,

시간적 여유가 되면 이곳도 꽤 볼만하다. 앞선 두 피라밋과는 또 다른 느낌.

'께찰꼬아뜰'이란 '깃털 장식을 한 뱀(Feathered Serpent )'이라고 한다.

 

아르헨티나에서 왔다는 바이올렛과 함께.

내 특기가 '첨 보는 사람 친한척 하기'가 아닌가?

혼자 여행하는 것 같아서 잽싸게 말붙혀서 같이 돌아다녔다.

서로 사진도 찍고, 이메일도 교환하고.

내 좀 있다 아르헨티나 가는데, 다시 만나자고..

 

 

멕시코의 피라밋은 처음부터 피라밋을 목표로 지은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건물에 덧씌워서 피라밋을 만든 경우가 많았다.

여기 께찰꼬아뜰 신전도 기존에 있던 신전에 다시 피라밋으로 덮었는데,

지금은 그 중 일부가 제거되어 이렇게 내부에 있던 신전의 부분이나마 볼 수 있다.

 

깃털 장식을 한 뱀머리 신 께찰꼬아뜰

 

 

The Ciudadela

지배계급의 주거지로 여겨지는 곳으로 이 곳의 중심이 께찰꼬아뜰 신전이다.

 

건너편 하얀 건물은 기념품 상점.

나처럼 달의 피라밋에서 시작해도 되지만, 여기서 부터 반대로 일정을 시작해도 된다.

 

이 어마어마한 유적지가 이미 기원전에 건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카 대륙의 문명이 대부분 그렇듯,

그들의 찬란했던 문명이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사라졌는지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