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Peru

사라진 도시 잉카제국의 마추픽추에서..

Eden Choi 2008. 12. 10. 04:59

 

 

 

 

늙은 봉우리 '마추픽추'와 뒷편의 젊은 봉우리 '와이나픽추'

Historic Sanctuary of Machu Picchu
UNESCO World Heritage Site

   

 

 

마추픽추 올라가는 길

 

우찌 페루여행 내내 일이 안풀린다.

아구아스깔리엔떼스에서 마추피추 정상까지 셔틀버스 요금이 왕복 12$를 받는다.

페루에서 그것도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겐 꽤 큰 돈이라, 올라가는 표만 사고 내려오는 것은 사지 않았다.

'뭐 이정도면 충분히 걸어갈만 하겠다' 싶어서..

그리고 비록 잉카트레일은 못했지만 남들처럼 그냥 버스타고 편하게 올라갔다 내려오기 보다는

직접 내 발로 걸어서 남들이 안가는 곳도 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마추픽추 오르고 내리는데 시간을 다 소비할 수 없으니 나름 내 자신과 타협을 한것이다

올라갈 때만 버스를 타자..

근데, 그 버스를 타고 올라가려고 하니 이렇게 산사태가 나서 커다란 바위가 도로를 덮쳐버렸다.

'허거걱..이렇게 되면 오늘 마추픽추를 못보는 것이야? 그러면 하룻밤 더 머물러야 하는데...'

푸노로 넘어가는 버스를 미리 예매를 해놓은 터라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무지 걱정이다.

게다가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특별한 장비가 없는지라 저 큰 바위를 치우기 위해 일일히 사람이 정으로 돌을 쪼개고 있다.

어느 세월에~~

다행히도 길은 막혀서 어쩔 수 없었지만, 산에서 내려오던 버스가 있어서 바꾸어 타고 올라갈 수가 있었다.

 

 

 

돌을 쪼개고 있는 인부들

 

최근들어 마추픽추 주변으로 산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어쩌면 이렇게 관광객을 위해 도로를 내고 땅을 파는 과정에서 마추픽추가 몸살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괜시리 마추픽추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버스를 타면 이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가게 된다.

뒤쪽은 산사태가 나서 흘러내린 흔적이다.

  

 

저 산봉우리를 뒤돌아가면 아구아스깔리엔떼스 마을이 있다.

 

 

 

 

마추픽추 입구

Entrance to Machu Picchu

 

우짜둥둥..꿈에 그리던 마추픽추에 왔다.

인터넷에 떠도는 마추픽추 사진 한장을 보고 난 후, "그래! 남미로 가자." 그랬었다.

그런 곳에 내가 실제로 왔다는 것이 실감이 잘 안난다.

티켓을 구입하면 마추픽추에 관한 안내 팜플렛과 여권을 보여주면 도장도 찍어준다.

그리고 천만다행으로 마추픽추는 국제학생증 할인이 된다.

그것도 무려 50%나 되기 때문에 유일하게 남미에서 국제학생증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입장료는 $40이므로  할인 받아서 20$에 입장.

세계적인 유적지임에는 틀림없지만, 솔직히 경비가 너무 많이 나간다.

꾸스꼬에서 왕복 열차표와 입장료만 합해도 벌써 $120가 훌쩍 넘었기 때문인지라 이 국제학생증 할인이 여간 고마운게 아니다.

 

 

 

 

 

 

이놈의 날씨 변덕이 놀부 심보 저리가라다.

방금전까지 소나기를 퍼붓더니 갑자기 햇빛이 쨍쨍! 잠시 전까지 추워서 오돌오돌 떨다가 이젠 덥다.

근데,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가?

마추픽추가 산꼭대기에 있다는 것 말고는 유적지만 놓고 봤을 때,

캄보디아 앙코르왓 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 한참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을 하고 있어서 마추픽추에 대한 퍼루비언들의 열정이 대단했는데,

얼마전 보니 마추픽추는 선정되고, 앙코르왓은 탈락했더라.

 

 

 

하지만 실망도 잠시, 마추픽추의 숨겨진 매력을 맛볼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와이나픽 등반은 마추피추의 부족함을 두배 이상 채우고도 남았다.

 

 

아직도 마추픽추가 건설되던 당시 그대로 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롭다.

 

 

  

  

 

 

 

저 아래 기묘한 바위가 있길래 내려가봤다.

뭔가 신성시 되는 바위임에 틀림없는데, 뭔지 도통 알수가 없다.

 팜플렛을 보면 여기가 감옥지역 같기도 하고..아 헷갈려..

 

 

 

 

 

 

 

성스러운 바위 The Sacred Rock

 

2박3일 동안 잉카트레일을 하고 온 팀이다.

즉, 꾸스꼬에서 이곳까지 걸어서 왔다는 것인데, 막상 저렇게 완주를 한 팀을 보니 너무 부럽다.

미처 계획을 제대로 못세워 잉카트레일을 못한게 너무 아쉽기도 하고..

근데, 다들 저 성스러운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우찌 범죄자 줄 세워놓고 찍는 느낌..ㅋ 

 안그래도 혼자 마추픽추 구경하기 심심했는데, 응근 슬쩍 이 팀에 나도 끼였다.

 나도 참 넉살 좋다. 괜히 친한척 하면서 이래저래 말도 붙히고..

아무래도 같은 아시아인이다 보니 일본애들하고는 금방 친해지더라.

  

 

다같이 마추픽추를 배경으로..

 

이 두 친구다 무지 웃기고 재미 있었는데, 각각 일본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왔다.

근데, 이 남아공에서 온 녀석은 약간 말하는 것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무지 개구쟁이 같다.

얼굴에 수염이 많이 나서 그렇지 나보다도 한참은 어린 친구였는데,

여자만 보면 '망코, 망코' 이런다. 그럴때 마다 일본인 친구는 난처해 하고..음 뭐지?

잉카유적지를 방문하다 보면 스페인과 끝까지 대적해서 싸운 잉카제국의 황제 '망코'라는 이름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요는 그게 일본어로 여성의 음부를 지칭하는 단어랑 발음이 같다고 한다.

보아하니 이 일본인 친구가 가르쳐 준 모양인데, 자꾸만 '망코, 망코'를 연발을 하니..

그래서 내가 너 'Pervert(변태)' 같다고 대놓고 얘기했는데, 짜식..너무나 천연덕 스럽게

"Yes, I am." 이런다..ㅋㅋㅋ

 

 

 

어쨌든 많이 보아왔던 마추픽추 사진은 바로 여기서 찍는가 보다.

당연, 여긴 마추픽추 최고의 사진포인트라 빨리 찍고 비켜주기 바쁘다.

 

 

 

 

 

 

마추픽추의 경비실? The house of the guadians

정확하지는 않다.

다만, 산의 높은 곳에 있으니 초소쯤으로 생각하고 있단다.

 

이 친구들은 호주에서 왔다고 한다.

  

 

아찔~

마추픽추의 반대쪽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하구나!

  

 

혼자서 쓸쓸히 마추픽추를 걸어내려가며..

 이럴줄 알았으면 내려갈 때도 그냥 셔틀버스 탈 것을~

마추픽추에서 만난 친구들은 왜 내가 버스안타고 걸어내려 간다는지 의아해 한다.

 

"나안~ 마추픽추를 걸어서 내려갈 뿐이고..그런데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고...아.."

  

 

이든의 배낭기 EDEN@WILSHIRE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