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Peru

가난한자의 갈라파고스 바예스따스섬 Isla Ballestas

Eden Choi 2008. 11. 28. 02:20

The Poor Man's Galapagos

'Isla Ballestas'

 

바예스따스섬의 바다새들 Isla Ballestas, Peru

 

가난한자의 갈라파고스 바예스따스

 

페루 빠라까스(Paracas) 국립공원의 앞바다에는 '바예스따스(Isla Ballestas)'라는 조그만 섬이 있다.

이곳은 바다새와 바다사자의 천국으로서

찰스다윈의 진화론을 탄생시킨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섬과 종종 비유되는 곳이다.

게다가 바예스따스섬은 갈라파고스에 비해 접근이 용이하고 경비가 저렴해서

일명, 가난한자의 갈라파고스(the poor man's Galapagos)'라고 불린다.

당근, 나도 차비 몇푼에 벌벌 떠는 배낭여행자가 아닌가?

왠지 바예스따스섬은 나를 위해 만들어진 듯한 혼자만의 착각을 해본다.ㅋㅋ

 

빠라까스 해변 Paracas Beach

 

바예스따스섬을 가기 위해서는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약 3시간 정도 떨어진 빠라까스 해변의 선착장으로 가야한다.

수도 리마의 버스터미널에서 삐스꼬(Pisco)로 가는 버스를 타면,

삐스꼬를 지나 이곳 빠라까스까지 이동하는데, 난 어디서 내릴지 몰라 고생했었다.

왜냐하면 삐스꼬행 버스인데, 삐스꼬가 종점이 아니라 이곳 빠라까스까지 버스가 가기때문이다.

다만, 빠라까스에 도착해도 이곳 선착장이 아니라, 해변안쪽의 호텔앞에 세워주므로 위 해변까지는 좀 걸어야 한다.

빠라까스 해변의 선착장에 도착하면,

바예스따스섬까지 투어를 알선하는 몇몇 여행사들이 있는데, 혼자 어슬렁 거리니깐 알아서 호객행위를 한다.

페루도착해서 계속 바가지에, 위험한 일을 당하다 보니 선뜻 따라나서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작은시골마을이라 그런지, 그렇게 바가지는 아닌 듯 싶다.

게다가 물위를 걸어갈 수도 없으니 선택의 여지도 없었고..

 

깐델라브라 Candelabra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바예스따스 섬까지는 30분 정도 이동하는데

가는 도중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뽀나스~ '깐델라브라'

사막위에 원숭이와 여러 문양들이 그려져 있는 나스까의 문양처럼

이 곳에도 모래언덕에 촛대처럼 생겨서 촛대라는 뜻의 '깐델라브라'를 볼 수 있다.

이것이 기원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 오랜기간에도 지워지지 않고 저렇게 모래언덕에 지금까지 남아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안내원의 설명으로는 건조한 이곳의 기후때문에 보존이 잘 된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나스까의 문양은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관람해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해서,

비용 때문에 구경을 포기한 상태였는데, 그나마 이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역시나 이곳 또한 가난한자를 위한 나스까? ㅋㅋ

 근데, 지금 생각하면 돈 좀 투자해서라도 나스까를 봤어야했는데 하고 후회가 밀려온다.

왜 나는 짜장면 시켰을 때 친구가 짬뽕시키면 갑자기 그것이 먹고 싶어질까??

변덕쟁이~ 우우훗~

 

 

깐델라브라를 지나 한참을 무서운 속도로 보트가 달리더니 드디어 바예스따섬이 보이기 시작한다.

 

 

파도가 좀 있는데 보트가 너무 빨리 달리니깐

안그래도 물이 무서운데 살짝 긴장되고..

가이드는 영어로 안내설명을 하지만

보트엔진 소리와 영어를 말한다고 해도 스페인어 억양이 너무 강해 도통 들리지가 않고,

그래도 지난번처럼 혼자 잘못 알아듣고 실수할까봐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있기는 한데,

사진도 찍어야겠고..

물에 대한 두려움에 손을 보트에서 때지도 못하겟고..

아이고~ 정신없어$%#&

 

자갈위에 검은 것은 얼핏 바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니 전부다 바다사자들.

 

 

 

 

 근데, 헐~

이건 무슨 냄새다냐?

섬에 가까워 질수록 좀 역겨운 냄새가 풍겨온다.

듣자하니, 새들이 싼 똥냄새란다.

진짜 여긴 새들의 천국은 천국인가 보다

섬 전체가 하얀 것은 역시나 전부다 새똥 때문이라고.

 

 

   

여긴 바위가 완전히 하얗네! 비록 똥이지만 흰색 페인트 칠을 한 것 같다.

어라~ 근데, 여기 있는 애들은 펭귄처럼 생긴 것도 있네.

추운 남극에 사는 펭귄이 이 더운 페루에서 볼리는 만무하겠지만..

 

 

배가 아닌 새들이 차지해 버린 섬의 선착장

 

 

표효하는 바다사자

가까이서 보니 그 놈 크기가 상당하다.

 

근데, 사진 찍으라고 보트가 잠시 멈추어서 무리해서 카메라를 들이대었는데,

아놔~ 여기서 빠져서 돌아가시는 줄..

흔들리는 보트에서 한손으로 찍으려다 보니 사진이 자꾸만 흐리게 나와서

하는수 없이 무서워도 일어서서 양손으로 찍게 되었는데, 갑자기 배가 부웅~하고 출발한 것이다.

이럴 때마다 나도 망원렌즈 달린 그런 카메라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번도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엄청나게 비싼 카메라 가격에 살짝 소심, 차라리 그 돈으로 여행을 다시 떠나리~

(하지만 현재는 망원렌즈 장만했다..ㅋ)

 

인터넷 여행정보 찾다보면 남미 여행한 한국분들도 꽤 있던데..

이번 페루여행에서는 아직 한국사람을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

아니, 안가는데가 없다는 일본애들 조차도 구경하기 힘들고 동양인은 나밖에 안보인다.

갑자기 밀려오는 외로움..

 

섬 뒤쪽을 돌아가니 또 하나의 섬이 나온다.

와우~ 끝이 안보인다 안보여..저 점점히 들어선 것들은 전부다 새들의 행렬!

 

두둥!

 

 

일명 코끼리 바위

그리고 이곳을 돌아가면..

 

오마이갓뜨~언버리버블..인크레더블..

엄청난 바다사자들~

 

 

 

 

 

몇놈이 이곳으로 달려온다.

날 반겨주러 오는 것일까? 아니면 낯선 이방인의 침입에 경고하려고 하는 것인가?

 

 

 

이제 뱃머리를 돌려 섬은 점점 다시 멀어져간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시 저들의 세상에 내가 침범하고 온 듯 한 느낌이 든다.

부디 앞으로도 이 곳이 영원히 저들만의 낙원이 되기를 바란다.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