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Peru

페루 아가씨와 함께 찾아간 모라이와 살리나스

Eden Choi 2008. 12. 2. 22:14

Moray & Salinas

모라이와 살리나스

 

 

모라이 Moray

 

28107

 

마추픽추까지 걸어서 등반하는 잉카트레일에 도전하고 싶지만, 이게 미리 신청을 해야되고,

솔직히 추워진 날씨에 너무 떨면서 잤는지 몸도 그리 가뿐하지가 못하다.

그렇다고 꾸스꼬에서 마추픽추까지 기차를 타고 가자니 이게 왕복 80$가 넘어간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차에 우루밤바에 있는 모라이 사진을 보게 되었다.

머물고 있던 유스호스텔 벽에 붙어 있었는데, 이걸 내 눈으로 직접 못보고 가면 무지 서운할 것 같았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꾸스꼬에서 마추픽추의 중간에 위치한 오얀따이땀보까지 가격이 저렴한 현지 완행버스를 이용하고,

오얀따이땀보에서 기차를 타고 마추픽추를 향하기로 했다.

그러면, 돈도 절약할 수 있고, 가는 길에 위치한 이 모라이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오얀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까지 기차 요금은 왕복 44$였다.

 

 

 

 

우루밤바행 버스에서 찍은 사진

 

우선 모라이를 보기 위해서는 '우루밤바'라는 마을로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

우루밤바는 마추픽추를 휘감아 내려가는 강과 그 계곡 이름이지만, 그 중간에 위치한 산골 마을 이름이기도 했다.

 

 

 

 

 

 

 이곳이 해발 2,000m가 넘는 안데스 고지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넓은 지대가 나온다.

드넓은 벌판에 심겨진 농작물이 마치 수채화 그리듯 펼쳐져 있다.

 

 

 

살리나스 Salinas

 

우루밤바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택시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다행히 흥정이 잘 되어 45솔에 이 곳 살리나스와 모라이 두곳을 구경하기로 했다.

사실, 이 두곳은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도 아니고, 게다가 대중교통은 아예 없기 때문에

이렇게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함께한 로사가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바가지는 아닌 듯 싶다.

 

 

  

 

하얀 것이 전부 소금으로

우리나라와 달리 이렇게 산에서 소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우루밤바행 버스에서 친해진 퍼루비언 아가씨 Carmen Rosa

왼쪽사진에 들고 있는 것은 여기서 줏은 소금덩어리.

 

꾸스꼬 버스터미널에서 우루밤바행 버스를 타려다 또 살짝 버스사기(?)를 당하는 일이 좀 있었는데,

그러한 황당한 상황을 지켜본 식당아줌마와 이래저래 말 붙히게 되었고, 그 와중에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로사를 알게되었다.

로사도 우루밤바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터여서 자연스레 버스안에서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영어가 어느 정도 가능했기에 모처럼 페루에서 서로 긴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이곳 구경을 함께 하지 않겠냐고 제의를 했는데,

고맙게도 선뜻 내 제의를 받아준다.

덕분에 많은 도움도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서 이 곳 여행이 더 즐거울 수 있었다.  

 

 

 

 

 

 

 

 

 

 

 

살리나스는 이렇게 산비탈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택시 창밖을 내다보니 아찔한 낭떠러지. 기사 아저씨 천천히, 천천히..오래 살고 시퍼욧!

 

 

 

 

살리나스 구경을 끝내고, 이제 모라이로 향했다.

두 곳을 항상 묶음으로 해놔서 거리가 가까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산길을 멀리도 간다.

그래도 워낙 풍광이 예사롭지 않아 눈을 잠시도 뗄수가 없다.

 

 

 

   

 

짜짠..드디어 모라이에 도착했다.

그냥 원형의 계단식 논일 뿐인데, 왠지 저곳 깊은 곳에서 날 끌어잡아 당겨 빨려 들어갈 듯 하다.

 

 

 

 

 

모라이는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 바로 옆에 하나 더 있었다.

아쉽게도 사진이 또 흔들렸네..정말 수전증인듯.

 

 

 

 

모라이의 제일 아래부분까지 내려왔는데,

돌벽 중간 중간 튀어나와 있는 돌들이 계단 역할을 했다.

지금은 물이 말라 인위적으로 물을 주며, 몇몇 작물들만 재배하고 있는데,

막상 내려가 보니 그 규모가 엄청나다.

 

 

 

 

여기가 바로 모라이의 제일 중심

 

 

 

 

지금은 메말라 버렸지만 예전엔 이 곳을 따라 물이 흘러 내렸으리라..

이렇게 아무도 없어서 너무나 한적한..외롭다 못해 무서워질 것 같은

이 안데스산맥의 살리나스와 모라이 탐험은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페루아가씨의 도움으로 낭만의 여행이 될 수 있었다. 

 

 

 

 

다시 우루밤바로 돌아가는 길에..

해발 2,000m가 넘는안데스 산맥의 고원인데, 수채화 같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늘에 손을 뻗치면 닿을 듯 하다.

내가 하늘과 무척이나 가까운 곳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사람구경 하기조차 힘든 이곳에 누가 이런 작물들을 심어놨을까?

 

 

 

 

 

한국의 반대편에 와서 한 페루아가씨와의 여행.

처음으로 페루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잠시 빗방울이 스쳐간 것 뿐인데, 맑은 하늘에 무지개가 나타난다.

하늘 가까운 곳에 내가 있어서 인가?

손을 내밀면 무지개를 붙잡을 수 있을 듯 하다.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