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Indonesia

유황가스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젠화산

Eden Choi 2011. 11. 13. 00:41

 

GUNUNG IJEN

구눙이젠

 

 

이젠 화산의 초입

 

새벽 4시

다른 서양팀은 숙소에서 깨워줘서 다 준비가 되었는데

우리팀만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뭐야?

부랴부랴 세수도 제대로 못하고 미니버스에 올라탔다.

그렇게 울퉁불퉁 해도 뜨기전 산길을 뒤뚱뒤뚱 올라가더니 미니버스는 여기 입구에 세워준다

이제부터 이젠화산 정상까지는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이 이 유황돌이다

이젠화산은 지금도 여전히 유황가스를 내뿜는 화산인데

그곳에서 생성되는 이 유황을 모아 팔아서 현지인들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그냥 돌이지만

그들에게 이 돌이 한 가정을 책임지는 유일한 수입원이었다.

 

 

 

 

맨몸으로 이 길을 오르기도 힘든데

그들은 이 유황돌을 양어깨에 짊어지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 화산을 오르락 내리락

 

 

 

 

중간 휴게소

 

휴게소라고 해봤자 물이랑 현지 열매를 말린 과자가 전부다

그래도 그 과자 맛있네..

하나만 샀다가 맛있어서 또 샀다..ㅎㅎ

 

오른쪽에 앉아 있는 할머니는 호주에서 왔다고 했나?

여하튼 저 연세에도 굳굳이 이 산을 오르고 있다.

나이들어도 저렇게 배낭여행을 즐기는 서양인들의 삶이 대단하다

나도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저렇게 계속 배낭여행을 할수 있으면 좋겠다.

 

 

 

 

휴게소는 여행온 나만 쉬어가는 곳은 아닌가 보다

아직 이젠화산 분화구까지 한참을 더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그들도 여기가 잠시 쉬어가는 안식처인듯..

 

 

 

 

어느덧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이렇게 높은 산까지 내가 올라왔구나~

안개인지 구름인지 저 산의 나무들 사이를 헤집고 지나간다.

 

 

 

 

난 사진을 찍었는데 마치 풍경화 같은 그림이 된다.

 

 

 

 

 

드디어 이젠 화산 분화구에 도달했다.

다시 구름이 몰려와 화산 머리를 뒤덮는다..매쾌한 유황가스 냄새와 함께..

하지만 여기가 끝은 아니다

유황을 캐기 위해서는

다시 이젠화산의 분화구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잠시 고개를 돌려 아래를 내려보니 아찔하다

발 한번 잘못 디디면 끝없는 구렁텅이 속으로 난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유황을 캐기 위해서는 다시 이젠화산의 분화구 속으로 내려가야 한다.

어떻게 올라오는 길보다

분화구속으로 내려가는 길이 더 힘들다.

 

 

 

 

 

저 연기 펑펑 나는 곳이 유황광산이다.

 

 

 

유황공장(?)과 배낭객

마치 그들의 직장에 낯선 불청객이 찾아온 듯 싶다.

그들의 눈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가까이 갈수록 숨쉬기 조차 힘든데

유황가스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렇게 파이프를 설치해 유황가스를 한곳으로 배출하는듯..

 

 

 

 

 

숙달된 조교의 시범?

아니다..

내가 다가가자 말도 안했는데, 그가 먼저 포즈를 취해준다.

보아하니 유황돌 하나 파는 것 보다

나처럼 여행객이 와서 사진찍고 건네는 팁이 더 나은 듯 싶다.

그만큼 적은 돈으로 이 유황가스 속에서 그들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니 안타깝다.

그래도 아저씨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는다.

 

 

 

  

 

이번엔 아저씨가 나보고 서라고 한다.

사진을 찍어 주겠다면서..

나름 멋있는 포즈를 취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유황가스가 뿜어져 나와서 숨쉬기 조차 힘들다.

게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황가스에 머리까지 어지러워져 온다.

헤롱헤롱

 

 

 

 

 

하지만 좀전의 유황가스 폭발은 별 것도 아니다

잠시 뒤 엄청난 폭발과 함께 유황가스가 분화구 전체를 뒤덮는데

아..눈물이 절로 난다.

숨을 쉴수가 없다.

숨쉴려고 입을 벌릴 수록 유황가스가 더 들어오니..아 죽겠다.

게다가 이 길을 빠져나갈 수도 없다.

아..드디어 내가 배낭여행하다가 죽는구나 싶었으니깐!

 

 

  

 

그들은 마스크도 없이 일한다.

단순히 숨쉬는 문제 뿐만 아니라 유황가스독에 그들의 건강마저 걱정이 된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나에게 주어진 것에 얼마나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

 

 

 

다시 돌아나오는 길에

안개와 유황가스는 사라졌지만 유황을 짊어 나르는 그들의 삶은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