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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자가륙! 주나라 천자는 여섯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탔다!

Eden Choi 2016. 12. 24. 02:57




'주나라 천자는 여섯 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탄다(周天子驾六)'



고대문헌에 기록으로만 있던 이 말이 2002년 주나라 왕성터를 공원화하던 중

말이 순장된 거마갱이 발견되었고 여기서 여섯마리 말이 끄는 수레가 드러나 그 고대 기록이 사실임을 입증하였다.


일례(逸禮)·왕도기(王度記)에 의하면

 천자는 말 여섯 필, 제후는 다섯 필, 공경은 네 필, 대부는 세 필, 선비는 두 필, 백성은 한 필만 몰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주나라는 기원전 1046년에서 기원전 256년까지 지속한 나라로 우리로 치면 고조선시대에 해당한다.

 원래 주나라의 수도는 지금의 서안에 있던 호경이었는데, 기원전 771년 그 유명한 웃지 않는 포사때문에 유왕이 가짜 봉화를 피웠고,

 이로 말미암아 결국 유왕이 살해되어, 지금의 낙양인 낙읍으로 수도를 옮기게 된다.

 이때부터 이전의 주나라를 서주, 이후를 동주라고 부르는데, 그 낙양의 한 가운데서 여섯마리 말이 순장된 유물이 발견된 것이다.




주왕성천자가륙(周王城天子驾六) 박물관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장되어 발굴된 현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중국은 박물관이 무료인데, 여긴 정부가 운영하는 박물관이 아닌가 보다.

그래서 입장료 30위엔을 지불해야 한다.


역사적인 가치는 상당한지 모르겠지만, 그 배경을 모르고 가면 30위엔도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기도 다른 박물관처럼 공짜였으면 10점 만점에 10점 줬을텐데..ㅋ


너무 공짜 바라면 안되겠지?



박물관은 지하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지상은 주나라 왕성터로 지금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박물관 내부


발굴 당시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고대에는 왕이나 우두머리가 죽으면 순장을 하는 풍습이 있었다.

사람도 함께 묻었는데, 하물며 말 쯤이야..


이러한 순장 풍습이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삼국시대까지도 만연했었다고 하니 좀 끔찍하긴 하다.

중국은 후대에 없어지긴 했지만 북방민족인 원나라가 지배하면서

다시 순장풍습이 생겼고, 명나라 영락제 때 조선에서 바쳐진 공녀 중 강혜장숙여비(康惠莊淑麗妃) 한씨도 이때 순장되었다.

 이 순장된 한씨는 한확의 누이로서

조선 성종의 어머니이자 연산군한테 박치기를 당해 죽었다는 설이 있는 인수대비의 고모가 된다.





발굴 당시 찍은 사진







사실 주천자가륙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호스텔에서 만난 이 중국친구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주천자가륙 박물관은 주왕성공원 안에 있는데, 이곳은 주나라(동주)시대 왕성터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공원화 과정 중에 발굴된 것이 바로 주천자가륙이다.





주공단(周公旦)


주 왕성 공원에 세워진 이 석상은 주공 단이라고 한다.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세운 주 무왕의 동생이다.


주나라는 봉건제도를 실시하면서 '공후백자남'의 오등작(五等爵)으로 등급을 나우었는데,

후(侯)는 지방국가의 우두머리에게 주는 칭호였다.

이 후(侯) 중에서 세력이 크고 뛰어난 자에게는 공(公)이라는 작위를 하사했다.


따라서 주공은 그의 작위이며, 그의 이름이 단(旦)이다. 주나라 왕실의 성은 희(姬)이므로 '희단'이 되겠다. 

주공과 함께 공을 수여받은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강태공(姜太公)이다.

작위와 함께 봉토도 수여받는데, 주공은 노나라를, 강태공은 제나라를 받게 된다.

하지만 주공은 아들에게 노나라 통치권을 주고 본인은 당시 수도인 호경(지금의 서안)에 남아 어린 조카 성왕 대신 섭정을 한다.

다행히(?) 성왕이 성인이 되자 섭정을 거두고 낙읍(지금의 낙양)에 부도(副都)를 세웠다.

조선의 수양대군처럼 단종을 내쫒고 본인이 왕이 되지 않아서

공자로부터 두고두고 칭송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여하튼 주공이 이곳 낙양을 부도로 삼음으로써 이 주왕성공원에 그의 석상이 세워져 있는 것이다.




주나라가 세워진 시기는 기원전 1046년이다. 이때 우리나라는 고조선시대인데, 남아 있는 역사 기록이 거의 없다.

그래서 고조선 하면 움집 짓고 수렵생활하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온다.

그런데 중국은 이때 갑골문으로 유명한 상나라에 이어 주나라를 세우고, 그 역사기록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것을 그저 놀랍다.



나의 만리장성 여행

 


이든의 배낭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