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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때' vs. '어쩔 때' 뭐가 맞나요? 국립국어원의 답변

Eden Choi 2018. 11. 23. 01:44


어떨 때 보면, 어쩔 때 보면

(답은 글 맨 아래에 표시)



'어쩔 때'를 자주 쓰는 친구가 있는데 난 '어떨 때'를 자주 사용해서

갑자기 어느 게 표준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의 온라인가나다를 검색해보니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문의글을 발견했다.



http://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front=8A73373DD7CFDCA215964CF7D9F5794D?mn_id=61&qna_seq=50841&pageIndex=1



"어떨 때,어쩔 때 중 어느 것이 맞나요?"라는 질문에 국립국어원의 답글은

"'당신은 어떨 때 보면 바보 같아요'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라고 했다.

나는 이 답글을 보고 '어떨 때'가 맞고, '어쩔 때'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http://www.korean.go.kr/front/mcfaq/mcfaqView.do?mn_id=62&mcfaq_seq=3932



어떤 때어쩔 때를 쓰임을 묻는 질문을 발견했다.

(참고로 '어떤 때'와 '어떨 때'는 다른 의미이다. 이 글에서는 '어떨 때'와 '어쩔 때'만 비교)

그리고 국립국어원의 답변에서 어쩔 때의 예시로 다음 문장을 제시했다.


어쩔 때 보면 저런 쥐알봉수가 어떻게 산적 두목인가 싶을 지경이야.<송기숙, 녹두 장군>



나는 여기서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떨 때 보면과 어쩔 때 보면은 어떤 의미 차이가 있길래

각각의 문장에서 한 번은 '어떨 때 보면'이 맞고, 또 한 번은 '어쩔 때 보면'이 맞는지 도통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이 아닌 인터넷 검색에서 발견한 의견 중에서는

'어떨 때'만 맞고 '어쩔 때'는 틀린 표현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어쩔'은 '어떠한 이유 때문'이라는 뜻의 '어찌하다'의 준말이므로 '때'와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 '어쩔 때'는 '어떨 때'의 사투리 발음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에 질문을 했다.



나의 첫 번째 질문



국립국어원 첫 번째 답글



국립국어원의 결론은 

'어떨 때'와 '어쩔 때'는 문법적으로 둘 다 맞지만 약간의 의미상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상황에서는 '어떨 때'가 더 자연스럽다"라고 답하고 있다.


둘 다 맞다고 하는 설명은 이해가 되는데 다만 의미상 차이가 있다고 하니

자연스레 '그럼 그 의미상 차이는 뭐지?' 하고 궁금해진다. 

다행히도 이런 생각은 나만 한 것은 아니었던 거 같다.


나 말고 어떤 분이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원한다고 재질문을 했다.








재질문에 대한 답변은 좀 더 구체적인 예문을 원했으나

추가 정보 없이 '어떨 때'와 '어쩔 때'라는 표현만으로는 의미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대답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가 구체적인 예문을 들어서 한 번 더 질문을 했다.




최종 결론은 뭔가 조금 아쉽다.

"어떨 때, 어쩔 때 둘 다 서로 바꾸어 사용해도 되지만

굳이 의미를 따진다면 어떨 때가 더 자연스럽다"라는 결론이다.



그러면 

2013년도 답변에서는 '어떨 때 보면'이 적절하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의 마지막 답변과 상충되지만

2013년이 답변이 틀렸다고 국립국어원이 인정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답글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는 온라인가나다의 문의글에

일일이 답변해 주시는 국립국어원의 성의를 생각하면 답변을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드린다.


국립국어원 나의 질문 링크

http://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61&qna_seq=153078&pageIndex=1



국립국어원 답글 총정리하면


'어떨 때'와 '어쩔 때'는 둘 다 맞는 표현이다.

의미상의 차이가 있으나 대다수의 상황에서는 '어떨 때'를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이든의 배낭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