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노에서의 마지막 밤..수구루랑 함께 마지막으로 기념샷을 찍고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볼리비아를 향해 오르메뇨 버스에 올라탔다.
하지만 페루에서의 여행은 마지막 떠나던 날까지 문제를 일으킨다..아~정말!
페루에서 3번 경찰서에 갔다고 했는데, 이 마지막날 또 경찰서에 갈 일이 생긴 것이다.
페루-볼리비아 국경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경로는 Puno에서 Copacabana로 가서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 La Paz로 가는 방법과
남쪽 Desaguadero를 거쳐 넘어가는 방법이 있다.
코파카바나 코스가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들이 많이 이동하지만, 보통 하룻밤 숙박을 하면서 현지 구경을 할 경우이고,
난 바로 볼리비아 라파스로 넘어가기 위해, 데사구와데로를 경유해 라파스로 넘어가기로 했다..
참고로, 한국인은 남미에서 모두 비자가 면제되어 있지만 볼리비아만은 예외로 비자가 필요하다.
때문에, 푸노에 있는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미리 비자를 받아야하지만, 이 오르메뇨 버스가 국경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그냥 타고 가면 된다고 한다..
난 분명히 국경비자가 안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2번 3번 물어봤는데, 얼마전에도 한국인이 자기 버스를 타고 국경을 통과했다고 한다.
페루에서는 제일 큰 버스 회사이기 때문에, 비자 지원서비스가 되는 것 같았다.
게다가 버스표를 예약하던 날은 일요일이라 어차피 대사관에 갈 수도 없으니,
그냥 하루 소비하느니, 버스요금이 비싸더라도 오르메뉴를 타고 국경을 넘기로 했다..
담날 아침 수구루하고는 아침 일찍 작별 인사를 하고, 내년에 일본에 가면 꼭 찾아갈테니, 재워달라고 미리 숙박(?)을 부탁했다..
나름 여행다니면서 숙박비 절약은 현지에 사는 친구집에 얻어 자는 것...ㅋㅋ
어쨌든, 3시간에 넘게 걸려 푸노에서 데사구아데로로 이동을 했다.
안내양도 있고, 버스 시설도 좋아서 이때까지는 좋았다..
게다가 국경에서 바로 넘어갈 수 있도록 안내도 해주고..따라서 페루에서 출국 도장은 쉽게 받아서 이제 다시
볼리비아로 넘어가 입국도장을 받아야 하는데.....허거걱...
여권을 검사하더니 비자는 어디 있냐고 물어본다.
여기서 도착비자를 받을 수 없냐고 물어보니 비자를 미리 받아와야만 한다고 한다.
그때서야 오르메뇨 안내양도 당황하기 시작한다..
계속 이래저래 담당자를 만나던 안내양도 포기를 했는지, 나보고 푸노로 다시 돌아가란다.
헐..말도 안통하는 남의 나라에서 난 이미 페루에서 출국도장 받고 나왔는데,
볼리비아에서 입국거부!
아~ 어쩌란 말이냐~ 아이고!!
지금 생각하면 그때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없다..
다행히도 페루 이민국에서 내 상황을 이해해 주어, 출국 취소 도장을 받아 다시 페루 재입국했다.
페루에서 다시 출국취소도장을 위에다 찍어주었다.
이렇게 페루로 재입국한 후
푸노로 돌아가는 버스를 아무것나 붙잡고 가니 이미 오후가 한참 지났다..
점심도 못먹고..이미 페루를 떠날 요량으로 페루돈은 볼리비아 돈으로 환전을 했기 때문에 돈도 없다..
때문에, 오르메뇨 버스 회사를 상대로 환불을 요청했다.
이게 퍼스트클래스 버스이기 때문에 요금이 50솔이었는데, 그 돈이면 하루 숙박비가 빠지고도 남기 때문이다.
근데, 환불 못해주겠다고 한다..아니 누구 때문에 국경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는데, 돈 못준다고 하니 열도 받고...
또 큰소리 오고가고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다음날 가는 버스를 무료로 태워주겠다고 하는데, 난 당장 내일까지 버틸 현금이 필요했다..
게다가 그런 일을 겪었는데 그회사 버스를 다시 타기도 싫었고.
뭐..페루에서는 이미 2번 경찰서 가본적이 있기에 다시 경찰서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경찰이 개입하니 의외로 환불은 쉽게 받을 수 있었다.
ㅋ 나도 참 용타~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가 남아있었다..
볼리비아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돈만 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황열병 주사를 맞아야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푸노 종합병원에서 무료로 예방접종을 해준다고 해서,
비자 신청하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찾아갔다.
근데..말이 안통하니 도대체 어디서 접종을 해야될 지 모르겠다..
30분을 넘게 병원을 헤매다 겨우 접종 사무실을 찾았는데, 여기서 또 문제..
Yellow fever 주사 맞으러 왔다고 햇는데, 영어를 못알아 듣는다..
손짓 발짓 다해서 볼리리아 넘어가기 위해 비자 받으려고 한다고 하니 그때서야 알겠다는 듯이 주사 하나 들고 온다.
그리고 이 주사가 맞는냐고 물어본다..
아니 의사가 나한테 와서 이 주사 맞냐고 물어보면 내가 우찌 아나?
게다가 설명은 전부다 스페니쉬로 적혀있는데...
어쨌든 비자를 받아야하니 그 주사를 맞았는데, 증명서가 흰 것을 준다..
황열병 주사는 노란색 증명서를 준다고 들었는데, 흰색인 것이다..
아이고 주사 잘못 맞았나?
적혀있는 스페니쉬를 읽을 수가 없으니 무슨 주사 증명서인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다행히도 그 담날 볼리비아 대사관에서는 그 증명서를 받고 비자를 내어준다..
이번에 국경을 넘을때는 비싼 오르메뇨 버스가 아닌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로컬버스를 이용했다..
요금 무지 싸다..어제 오르메뇨 버스 회사에서 환불 받은 돈으로 하룻밤 숙박비 내고, 밥사묵고..
이 버스 요금 내고도 돈이 남는다..
물론 차량이 무지 후지고 사람 가득가득 채워서 고생은 되었지만,
오히려 어제보다 마음은 홀가분 하다..
내가 맨 뒤자리에 앉아있었는데, 버스가 시간이 되도 출발을 안하더니 사람들을 더 태운다..
결국 중앙 통로까지 사람들이 부대끼며 서있는데, 80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그 틈에 서있다..
국경까지 가는 장거리 버스이니 현지 사람들은 자리양보를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자리양보는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문화인듯 외국여행시 노인분들께 자리양보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그래서 난 동방예의지국에서 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앞쪽에 서계신 할머니를 불러서
제일 뒤쪽 내 자리에 앉게 해드렸다..
그리고 나는 '꼬레아델수르(한국)'에서 왔다고 응근히 말도 흘리면서..ㅋ
나름 뿌듯했지만, 앞으로 3시간 넘게 국경까지 서서 갈 생각하니 다리가 후덜거리기 시작한다.
페루국경에서 바라본 볼리비아
푸노에서 비자받고 다시 찾은 페루-볼리비아 국경
이제 이 다리만 건너면 볼리비아이다..ㅋ..이미 한번 왔다갔기 때문에 첫번째라서 오는 설레임과 막막함은 없다.
가운데 3각형 지붕의 건물이 볼리비아 이민국이다..
푸노의 볼리비아 대사관에서도 복사기가 없어 내가 나가서 개인적으로 복사를 해야 했었는데,
여기 이민국에서 복사기가 없긴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이민국 앞 복사집은 장사 무지 잘된다..
볼리비아 이민관들이 한번 왔다가 쫒겨난(?) 한국인인 나를 기억해준다..
다시 왔냐면서 반갑다고 그런다..
내가 마치 VIP나 된듯 싶다..통과도 무지 빠르다..ㅋ
볼리비아쪽에서 바라본 페루국경
티티카카 호수
마치 바다를 보는 듯 하다.
어쨌든, 가장 고생 많았던 페루여행을 끝내고, 이제 볼리비아 라파스로 넘어간다.
볼리비아는 남미에서도 최빈국이라 페루보다 더 위험하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볼리비아 이민국에서
비자서류 작성할 때, 볼리비아 아이들이 여행객들을 상대로 볼펜 빌려주거나 도와준다고 하면서 따라붙는다.
태국에서 캄보디아 국경을 건너갈 때도 이러했기 때문에, 당연 돈을 바란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비오는날 저리 왔다갔다 아이들이 측은하기도 하고..
어차피 볼리비아 넘어가면 페루동전은 사용못하니, 갖고 있던 동전 싹다 뒤져서 아이들 나눠주면서 사진이나 같이 찍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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