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코타이 왕국
ราชอาณาจักรสุโขทัย
Kingdom of Sukhothai
흔들리는 차속에서 아이팟에 저장한 노래가 벌써 3바퀴째 돌고 있다.
직행이 아니라 완행버스로 잘못 탔는지, 가는 곳곳마다 정차한다..
태국은 서양인 관광객이 워낙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 버스에 외국인이라고 나밖에 안보인다.
어쩐지 요금이 많이 싸더라..
그사이 버스가 정차할 때 마다 내려서 새로 타서 어느새 치앙마이에서 탄 사람은 나만 남았다.
나름 옆자리에 미모의 여성이라도 앉아서 여행 도중 말동무라도 되길 바랬던 나의 희망은 어느새 부질없는 망상이 되어버렸다.
시골 길이라 매번 땀냄새 뻘뻘나는 아저씨나 할머니들만 내 옆에 앉을 뿐..
그나마 몇마디 나누어서 가까워질려면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옆 빈 자리를 메운다.
덕분에 나는 치앙마이에서 하루 왠종일 걸려서 이곳 수코타이에 도착했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방콕에서 가이드북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인터넷에서 대충 숙소 정보만 파악하고
무조건 길을 나선 나의 무모함도 있겠지만, 어쨌든 난 그렇게 수코타이 버스터미널에 발을 내딪고 있었다.
"싸왓디크랍! 빠이 다운타운 마이 크랍?"
썽태우 기사들이 내가 버스에서 내리니 수코타이 시내까지 간다고 호객행위를 한다.
난 값싼 정규노선을 이용하고 싶은데..이름에 비해 여기 정말 작은 마을인듯 하다..
이사람 저사람 물어봐도 시내로 가는 그런 정규 시내버스 같은 것 없단다..
"타오라이크랍?"
얼마냐고 물어보니.손가락 5개를 펼치면서.."하십밧"이라고 한다.
음..보통 태국에서 현지인들은 10밧이면 가던데..50밧이면 많이 비싼 것 아닌가?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길도 모르고 해는 저물어가니 우선 숙소부터 찾아가야겠다..
처음엔 비싸다고 손사래를 치고, 거절했다가 어느새 그들을 찾아가 다시 흥정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하지만 흥정이 될리가 만무하다. 내가 다시 찾아가서 태워달라고 할때부터 이미 게임은 진것.
그래서 인상좋아 보이는 한 친구에게 숙소 이름을 알려주면서 갈수 있냐고 물어봤다.
다행히 저렴한 숙소임에도 수코타이에서는 유명한 게스트하우스인지 이름만 대도 안다고 한다..
손님은 나혼자, 때문에 썽태우 뒷자리가 아니라 운전석 옆에 앉으라고 문을 열어준다.
버스터미널에서 숙소가 있는 곳까지는 생각보다 멀다..
괜시리 얼마안되는 돈을 깍으려했던게 미안해 진다.
가는 동안 이래저래 수코타이에 대해서 물어보면서 말을 붙혔는데, 영어가 거의 안된다..
뭐..어줍잖은 나의 태국어와 바디랭귀지 이렇게 저렇게 말을 이어간다.
내일 계획이 뭐냐고 물어보길래, 당연 수코타이 역사공원을 둘러볼 것이라고 하니,
수코타이 역사공원은 워낙 넓으니 내일도 자기 썽태우를 대절하라고 한다.
뭐..이때가 비수기라 관광객도 별로 없는 것 같고..얼마냐고 물어보니 500밧이라고 한다.
물론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렌트한다면 그 보단 저렴하겠지만, 어디 에어콘 나오는 썽태우랑 비교하랴!
그 자리에서 OK하고, 내일 만날 약속 시간을 정했다..
다음날 예정된 시간이 되니 떡하니 숙소앞에 대기하고 있어서,사뭇 놀랬다.
방콕에서 약속 정하면 항상 늦었는데, 하긴..이건 돈받고 하는 계약이니깐..
어라..근데 어제 그 기사청년이 오늘은 갑자기 아저씨가 되었네?
하루만에 왜 이렇게 늙었대??
그 친구는 다른 손님 일처리 한다고, 시간 맞춰 오기 위해 그의 아버지가 대신 먼저 나왔다고 한다.
좀 있으면 아들이 오니 기다려 달라고..유적보다도 사람들의 친절과 배려과 더 오래 기억이 남는다..
그렇게 하루 썽태우 대절해서 전용기사 겸 가이드도 함께 하는 나름 호사스런 하루가 시작되었다.
วัดมหาธาตุ
왓마하탓
수코타이는 태국 최초의 통일왕국의 수도이다.
당시 동남아는 앙코르 왓으로 유명한 크메르 제국이 지배하고 있었는데, 몽골족에 의해 밀려 내려온 타이민족은
현재 태국 북부에서 소규모 왕국으로 자리잡고 있다가 이 수코타이 왕국이 들어서면서
거의 지금과 같은 태국 전역을 지배하는 통일왕국이 되었다.
이 곳 수코타이 사적공원(Sukhothai Historical Park)은 수코타이 왕국 당시의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역사공원 한 가운데 지금 이 마하탓 사원이 위치하고 있다.
마하탓 사원은 사적공원 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당시에는 왕실 전용 사원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วัดศรีสวาย
왓씨싸와이
성곽으로 둘러싸인 옛쑤코타이 도시는
이렇게 거대한 호수 같은 해자로 중심 사원을 둘러싸고 있다.
วัดตระพังเงิน
왓뜨라팡응언
걷는 불상 Walking Buddha
한국의 자비로운 부처님 상과 또 다른, 마치 여성스러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걷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걷고 있는 모습의 부처님은 이 곳 수코타이 유적에서만 본 듯하다.
다음에 보는 사원은
이렇게 해자로 둘러싸여 다리를 건너 섬안에 사원이 있다.
วัดสระศรี
왓싸라씨(wat sara sri)
섬안에 또 섬이..
해자가 무척 넓어 마치 호수안에 성곽이 있고 그 안에 도시 호수가 있어 이렇게 섬을 만들고 있다.
쩨디 : 태국식 불탑으로, 보통 왕이나 스님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이다.
พ่อขุนรามคำแหงมหาราช
Ram Khamhaeng the Great
람캄행대왕
수코타이의 제3대 왕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대왕에 비유되는 왕인데,
그 이유는 이 람캄행대왕때 최전성기를 맞았으며,
바로 태국 문자를 창시한 왕이기 때문이다.
수코타이왕국은 이 람캄행 대왕의 사후 총 9대왕까지 지속되었지만 그 이후로 계속 쇠퇴의 길을 걷게 되어
100여년의 수코타이 왕국은 태국 두번째 통일왕조 아유타야에 복속되어 버렸다.
วัดศรีชุม
왓씨춤
이곳 왓씨춤은 성곽 밖에 위치하고 있어서 걸어서 가기에는 좀 멀기는 하지만,
화려하지는 않아도 이 곳 왓씨춤은 척 봐도 기억에 남을 만큼 엄청난 불상이 있기 때문에,
수코타이 사적공원에 간다면 꼭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พระอจนะ
아차나불(프라아짜나)
람캄행왕의 비문에 표시되어 있는 이 불상은 뭔지 모를 신비감이 드는데..
사진으로만 보면 그렇게 크게 안보일지도 몰라도
금박을 붙히며 소원을 비는 저 아이를 보면, 이 불상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수코타이 왕국이 설립될 때만 해도 크메르 제국의 영향하에 있어서 그런지
저런 탑 모양들은 앙코르 유적지에서 종종 본 모습과 흡사하다.
그리고 이렇게 보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일 수록 관광객은 뜸하지만, 오히려 불공을 드리는 스님과 현지인들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วัดสะพานหิน
왓싸판힌
썽태우가 이번에 꽤나 외곽까지 나왔는데, 여기 와서 내려주고, 걸어 올라 가란다.
오늘 햇빛이 너무 강해 얼마 안걸어 다녀도 금새 지치는데..
저 꼭대기까지 또 올라가야 한다..헉헉..
힘겹게 올라오니 이렇게 금이 가서 무너질 듯한 불상이 있었는데,
평지 지역의 수코타이에서는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딴 곳과는 뭔가 다르게 더 신성시 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인지 아예 자리를 깔고 불공을 드리는 현지인들이 많았는데,
사진 찍고 물끄러미 쳐다 보고 있으니, 불공을 드리던 한 할아버지가 나에게 향을 내민다.
얼떨결에 나도 향을 받아 부처님께 엎드려 절을 드린다.
이럴 때 소원을 빌어야 하는 건가?? 아님 자기 성찰??
한참을 엎드리고 있어도 언제 일어나야 될지 몰라서 힐끔힐끔 옆만 쳐다볼 뿐이다.
여하튼 이곳에 올라오기는 힘들지만 탁트인 전망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해보게 된다.
내려오니 한군데 더 올라갈 곳이 있다고 얘기를 한다.
안돼~
더운 날씨에 땀을 너무 흘려서 이제 쑤코타이 역사공원은 이것으로 그만!
쑤코타이 역사공원 지도
마지막으로 오늘 나를 가이드 해준 썽태우 기사랑 기념으로다가 삼각대 놓고 한컷.
턱수염을 길러서 그렇지 나이 물어보니 21살이란다.
강렬한 햇빛이 넘 강하다 보니,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모자는 그가 준 것이다.
덕분에 오늘 하루 고맙게 잘 쓰고 다녔는데, 그만 집에 갈 때 돌려준다는 것을 깜빡했다.
부랴부랴 전화해서 돌려주려고 하니, 나에게 주는 선물이란다. ^^
이든의 배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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