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왓렁쿤 วัดร่องขุ่น
치앙라이는 사실 라오스로 넘어가기 위해 잠시 머물고 넘어가는 도시였는데,
어라!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게스트하우스 벽에 붙어 있는 사진 속 하얀 사원의 모습이 눈에 팍 들어온다.
어디냐고 물어보니 왓렁쿤이라고 하는데, 보통 외국인들에게는 white temple로 알려져 있고,
한국의 배낭여행자들에게 사원의 모습이 하얀 눈꽃 같아서 일명 눈꽃사원으로 통하고 있었다.
이 곳 왓렁쿤은 태국의 한 독지가에 의해서 1998년 건설되기 시작해,
내가 방문했을 때는 공사 막바지였는데, 거의 10년에 걸쳐서 건설되고 있는 중이었다.
특히, 건축양식이 기존의 태국의 전형적인 사원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치앙라이의 새로운 관광지로 되어가고 있었다.
여하튼, 이 곳 사진을 보자 당장 가고 싶은 마음에 묵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 아줌마에게 어떻게 가냐고 물어봤다.
치앙라이 시내에서 한참 벗어나 있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치앙라이는 작은 도시이다 보니 대중교통이 거의 없어서 완전 차량을 한대 대절해야 할 판이다.
일행이 여럿이라면 그렇게라도 해서 가보면 좋겠지만,
사실 나 혼자 부담하고 가려니 요금이 엄청나다. 때문에 무지 고민하고 있는데,
내 얘기를 듣고 있던 게스트 하우스 알바생이 오토바이를 렌트하라고 권유한다.
하루 빌리는데 120밧. 와~ 무지 싸다. 4,000원도 안되는 돈으로 오토바이를 렌트할 수 있다니..
기름도 50B 넣으니 가득찬다.
근데, 왓렁쿤의 위치를 모르니 다시 이래저래 묻게 되었는데, 이 알바생이 자기가 그곳까지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그의 친절함이 고맙기는 했지만, 사실 좀 의심이 먼저 갔다.
항상 여행객을 도와주는 척 하면서 나중에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돈이 필요한 것이냐고 물어보니, 돈 필요없다고 한다.
눈빛을 보니 의심을 한 내가 괜시리 미안해진다.
알고보니 관광학과에 다니는 학생인데,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그냥 별뜻 없이 도와주고 싶었다고..
오..이게 시골인심인가? 아니면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인가?
어찌되었건, 나의 서투른 오토바이 운전실력을 걱정할 필요 없이 이 친구에게 운전을 맡기고 뒤에 탔다.
나중에 나이를 물어보니 이제 18살이라고.
1일 가이드가 되어준 액
낯선 곳에서 혼자 여행하다 보면 외로울 때도 많은데,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고마운 친절을 베풀어주는 그들의 모습에 여행의 추억이 몇배는 더 커진다.
이 친구 덕분에 하루만 머물고 떠나려 했던 치앙라이에 무려 5일을 머물게 된다.
그렇게 나는 액과 함께 왓렁쿤에 도착했다.
아쉽게도 내가 갔을 때는 사원이 공사중이어서 사진에서 보았던 것처럼
사원의 화려한 정면을 찍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날씨가 변덕이 심해서 맑은 날씨가 갑자기 비가 내리고,
또 금새 파란 하늘이 나오고..
사원입구에 커다랗게 이 사람 사진이 있어서 찍어보았는데,
누구냐고 물어보니 바로 이 사람이 이 사원을 지었다고..
정부나 어떤 기관에서 짓는게 아니라 한 개인이 사비를 들여서 건설중이라고 하니
그의 불심이 대단한 듯 하다.
게다가 공사중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따로 입장료도 없었다.
전부다 하얀색으로 된 이 곳에서
유독 한곳만 황금색으로 되어 있어서 눈에 띄였는데,
가보니깐
ㅋㅋ
헉! 화장실이다.
왓렁쿤의 황금색 화장실
아쉽게도 사원 내부는 사진촬영금지라서 찍지는 못했지만,
태국에서는 전혀 보지 못하는 색다른 불교건축답게 내부의 벽화도 무지 독특했다.
현 푸피폰 태국국왕의 모습을 비롯해서, 여러 전설속의 동물과 우주의 수많은 별들까지 묘사되어 있는데,
그 속에 영화 메트릭스의 주인공 키아누리브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벽화속에 우주선까지 그려져 있고..
태국의 불교 사원을 여러 방문하면서 느낀 것인데, 굉장히 신성시 되어 엄격하면서도
가끔 우리네 눈으로 보면 다소 웃음이 나는 그런 장면도 종종 목격되곤 한다.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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