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Laos·Cambodia

캔콜라는 처음 마셔보는거니? 라오스 블루라군을 찾아서..

Eden Choi 2009. 12. 16. 05:22

  

 

 

 

 방비엔 대교를 건너서

 

 

오늘은 블루라군(Blue lagoon)을 찾아 떠나가 보자.

날이 흐려서 생각보다 추웠고, 우기라 물이 불어서 튜빙을 할 수 없는지라

강너머 블루라군을 찾아나섰다.

거리가 상당하다고 들었기에 보통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빌려서 가야하는데..

난 무작정 걸었다. 좀 멀어도 원래 내가 걷는 것은 자신있고..

게다가 오늘 다른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걸으면서 구름낀 방비엔을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몰랐다..그곳이 그토록 먼곳인지..

숙소에 다시 돌아왔을 때 정말 깜깜한 한밤중..발에서 상처가 나서 피까지..헉~

 

 

 

 

 

강을 건너 처음으로 날 반겨준.. 아니 생깐 개한마리

이것을 보고 '개무시'라고 하나?ㅋ

다리 한가운데 앉아서 길을 비켜줄 생각도 안하고..아니꼬우면 니가 비켜가라 뭐..이런식.

 

 

  

 

당구장이 있네?

캄보디아 톤레샵 호수에 갔을 때도, 이렇게 길에서 아이들이 당구치고 있었는데..

여기 아이들에게 유일한 놀이터인 셈인듯.

아..그리고 보니깐 아이들 줄려고 가져온 볼펜이랑 수첩을 숙소에 놔두고 왔네..

왜이리 갈수록 건망증이 심해지는지..

 

 

 

 

아이들의 당구장은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서니

이번에 소들이 날 맞는다.

 

 

 

 

 

 

정말 한적하다..모든 것을 잊게 만드는..

 

 

 

라오스 산골 소녀

한명은 신발조차도 없다..등에 짊어진 것은 무엇일까?

 

 

중간에 갈래길이 나오길래

블루라군 가는 길이 맞는지 물어보려 했는데, 이 산골소녀들이 영어를 알리 없고,

내가 라오스 말은 모르니 어떡하지 싶었는데,

그래도 서양인들이 자주 찾는 곳인지 블루라군을 알아 듣는 눈치다

무조건 이 길 따라 가면 된다는 식으로 손을 가리킨다.

아이들의 친근함에, 정말..숙소에 두고 온 볼펜이랑 수첩이 무척 아쉽다.

전기도 없는 이런 산골이라 볼펜과 수첩이 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학용품이 될텐데..

라오스 오면 줄려고 한국에서 부터 준비한 것을

숙소에서 못챙겨오다니..애고애고..

게다가 슬슬 목도 말라오고..이렇게 먼길인줄 모르고 물도 준비안하고 이렇게 무작정 나왔으니..

다행히 중간에 슈퍼를 하나 발견했다.

'슈퍼'라고 해봤자 평상에 음료수 몇개 놔두고 파는게 전부..

그래도 아이스박스에 캔콜라가 있다.

2개 사서 하나는 내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건냈다.

 

 

 

 

 

그런데 아이들이 캔콜라를 어떻게 따는 줄 모른다.

이런~

아직 한번도 캔에 담긴 콜라를 마셔본적이 없는듯 하다.

 

 

 
안녕 얘들아~
너희들이 나중에 커서 이 동영상을 볼 수 있으면
좋은 추억이 될텐데..
 
 

 

여하튼 끝없는 길을 간다..

 

이쯤 되니 자전거도 없이 그냥 무작정 걸은 내자신이 후회된다..

괜한 호기에 이런 짓을 난 저지른다 말이야..

몇 km는 족히 걸었는데, 아직도 블라라군은 보일 생각도 안하고,

해는 벌써 저산 너머에 걸려있다.

 

 

 

 

'좀 도와드릴까요?'

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미 피곤에 지친 몸이라 이 말이 입속에서만 맴돈다.

 

 

드디어 블루라군에 도착했다.

그런데 블루라군이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입장료까지 받는다.

헐..여기 입장료 받을데가 어디 있다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안들어갈 수 있나..그렇다고 입장료가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고..

10,000낍을 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6시쯤 되니 이 사람들도 집에 가기 때문에 돈을 낼 필요도 없다.

그냥 그런곳이다..여긴..

블루라군 가기 전에 동굴도 있다길래, 우선 동굴먼저 탐험하기로 했다.

 

 

 

 

정말 동굴 가파른 산중턱에 있다.

완전 정글 탐험..

길도 제대로 없고..그래도 오지 탐험..힘든 여정 다음에 펼쳐질 신비한 동굴을 생각하며

몇 번을 넘어지며, 동굴 입구까지 올랐는데...헉!!!!!!!!!

 

 

 

이게 동굴 입구이다.

이거 사람이 들어갈 수 있나? 불도 없고,

안에 뭐가 있나 싶어서 볼려고 해도 암흑이다.

도저히 무서워 들어갈 수가 없다..

내 덩치가 작은데도 중간에 끼인다..조그만 아이나 겨우 들어갈 입구..

결국 동굴탐험은 포기..

그냥 산에서 바라보는 방비엔의 전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아니..도대체 블루라군은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아무리 찾아봐도 'Blue lagoon'에 해당할 만한 푸른빛이 도는 호수를 찾을 길이 없다.

그냥 이렇게 논만 펼쳐져 있을 뿐..

  

 

 

길을 찾다 보니 어느새 나도 이렇게 논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물길을 따라 가다 보면 나오겠다 싶어서..

근데..둘러보니 막다른 길 한 가운데 내가 서 있고

저 아이들은 날 허수아비 쳐다보듯 하고 제 갈길을 간다..아..지치고..해가 지기 시작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갈려면 왔던 만큼 걸어야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 암담해 진다..

블루라군이고 뭐고, 어서 빨리 돌아갈 준비를 해야겠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갈 생각밖에 없는데,

문득, 푸르팅팅한 웅덩이 하나가 보인다.

설마 설마.....

 

 

블루라군 Blue Lagoon

 

이미, 이것은 지나가다가 보았었다..

하지만 설마 이것이 입장료까지 받는 블루라군일줄은..

이게 물색깔만 약간 푸르다 뿐이지 그냥 웅덩이잖아?

다 쓰러져가는 팻말에 블루라군이라는 글씨가 없었다면 결코 블루라군이라고 생각 못할 이곳을..

 

 

그제서야 숙소에서 들은 말이 생각난다.

블루라군은 그닥 볼거리가 없고, 그곳까지 가는 길이 아름답다라고..

이 이후로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도저히 찍을 힘도 없고, 어떻게 다시 왔던길 만큼 다시 걸어갈까? 다리에 힘이 쭉 빠진다.

젖은 신발이 발을 아프게 하길래 돌아가는 길은

아까 그 산골소녀처럼 맨발로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여기 한국에서 온 산골총각 하나 있어요~

 

이든의 배낭기 EDEN @ WILSHIRE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