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Laos·Cambodia

고장난 에어콘 버스를 타고..루앙프라방으로

Eden Choi 2009. 12. 18. 02:35

 

 

오늘은 방비엔을 떠나 루앙프라방으로 간다.

지도를 보니 방비엔이 비엔티엔과 루앙프라방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비엔티엔에서 방비엔까지 3시간 정도 걸렸으니,

루앙프라방까지도 그정도 걸리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여기서 부터 굽이굽이 산을 넘어 가야하는 줄 몰랐다.

돈 몇푼 더 아끼겠다고 방비엔에서 여행사 버스를 마다하고,

지나가는 버스 손들어 세워서 탔는데, 에어콘이 고장난 버스다. 헐~

(그렇다고 요금이 그렇게 싼것도 아니다. 여행사버스 95,000낍, 이 버스는 80,000낍

이것도 바가지인듯..현지인 얼마줬냐고 물어보니 50,000낍이라고 하더라..헉)

에어콘은 바람이 나오긴 하는데, 찬바람이 아니라 더운 바람이 나온다.

게다가 이게 창문도 안열리는 통유리 버스다..바람도 안통하는데 더운 바람이..

중간에 멀미하는 사람이 하나둘씩 생겨난다.

 

 

바람 안통하는 버스에 현지인들 특유의 냄새까지..

답답해서 자꾸만 먹은 것 확인할려고 그런다.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운전석 옆자리 출입구 계단에 앉았다.

운전석이 있는 제일 앞쪽 만이 유일하게 창문을 열 수 있는 공간이었기에..

아~ 바람을 맞으니, 살 것 같다..

내가 멀미 시늉을 하면서 계속 거기 앉아 있자,

 그들도 내 좌석으로 돌아가란 말없이 그냥 불청객을 맞이한다.

 

운전기사와, 차장아저씨, 그리고 인증샷으로 나도 셀카 한장..얼굴이 현지인보다 더 시커멍?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이곳이 최고의 명당자리

 

짐꾼 보조 총각까지 있는 이 자리에

 나까지 합세해 4명이 이 자리에 앉아 간다.

 

근데,,계속 이 차 앞으로 익숙한 한글이 보인다.

라오스는 한국과 운전방향이 같아서 우리나라 차량이 많이 수입되었는데,

그래서 심심치 않게 차량에 적힌 한글을 볼 수 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저 한글표시가 있으면 한국산이라는 품질 보증이 된다고 일부러 지우지 않는다고.

  

 

근데, 생각해 보니 이 앞차를 탔어야 했다.

방비엔에서 손을 들었을 때, 간발의 차이로 이 차는 지나가고 뒷차가 멈춰서서 어딜 가냐고 물어봤거덩..

한순간의 선택이..

역시 한국 버스가 품질이 좋아..휴게소에 정차했을 때, 저 버스는 에어콘 빵빵했다.

 

내가 타고 온 이 버스는 앞에 달린 거울 형태를 봐서는 중국산인듯..

기사 아저씨는 내려서 에어콘을 고칠려고 그러는지 한참을 끙끙 거렸는데,

여기서 무려 30분 넘게 지체하고도 결국 에어콘은 못 고치고,

그나마 나오던 더운 바람도 아예 안나오게 망쳐버렸다. 게다가 차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아..이 차가 과연 루앙프라방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여하튼, 버스는 다시 출발..

이제 부터 계속 오르막길..라오스 산들이 이렇게 높았던가?

끝이 없이 구불구불 위로만 간다.

 

와..이곳까지 봉사활동을..

얼핏 보인 한글에 나도 모르게 찍었다.

 

차는 끝없이 올라가는데

앞자리에 앉으니 옆 광경을 찍을 수가 없다..

이때 옆은 엄청난 낭떨어지..

구름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듯 정말 경치 하나는 죽여줬지만, 아차 하면 떨어져 죽겠구나 싶다..

  

   

 

 

여길 기점으로 다시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내리막길 오르막길..

  

도로변 곳곳에 마을들이 이렇게 들어서 있는데,

계곡물이 흐르면 그냥 길에서 다들 목욕을 하고 있었다.

정말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는 듯..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에 만난 유일한 삼거리

왼쪽으로 가면 루앙프라방..

여기 까지 왔을 때 이미 방비엔에서 5시간은 지난듯..

뭐야..3시간이면 될 줄 알았던 길이 이렇게나 오래 걸릴 줄이야..

 

  

 

 

근데, 갑자기 어눅어눅해 진다..

에어콘이 고장 난 터라 버스 지붕엔 난 환풍구를 열었는데,

이 마저도 부실에서 문짝이 부서져 버렸다.

그래도 바람이라도 통하라고 할 수 없이 휑하니 뚫어놓고, 차는 달렸는데..

날씨가..갑자기..아..비오면 안돼~

 

 

그러나 불행은 예감은 항상 적중한다.

 

빗방울이 창가에 맺히더니 급기야  비가 쏟아 붓는다.

부랴부랴 뚫었던 환풍구 막는다고 난리 아닌 난리가 일어나고..ㅋ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순식간에 또 비는 멈췄다.

 

여기는 아예 비가 오지 않은듯..

빗물에 젖은 흔적조차 없는데, 사고가 난 모양이다.

아니면 차량이 오래되어 또 퍼졌든지..

 

난 이 낯선 땅의 풍경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그들은 그렇게 사진 찍기 바쁜 낯선 이방인을 보고 신기해 한다.

 

  

라오스 시디

우리로 치면 가요메들리..약간 트롯트랑 분위기가 비슷하다..

혹시 한국 노래 아는것 없냐고 물어봤는데..

하긴,,태국과 달리 라오스는 정말 산간오지라서 전기도 제대로 없는데

우찌 알겠어 했는데..헉..

원더걸스 노바디를 알고 있다..

오..한류의 대단함..

  

라오스 경찰 아찌..

라오스에서는 시외로 벗어나는 버스에는 이렇게 사복경찰이 항상 탑승을 했다.

경찰인지 어떻게 아냐고?

옆에 총을 가지고 있거든..그것도 장총을..

그리고 옆에 가방은 사실 내 가방인데,

내가 멀미 때문에 앞으로 간 사이, 이 아저씨가 내 자리를 차고 앉은 것이다.

무서워서 비켜 달란 말도 못하고, 대신, 물티슈 주면서 사진 한방 찍자고 부탁했다.

뒤에 다시 밖에서 같이 찍자고 한번 더 부탁했으나 두번째는 거절..

경찰이라는 업무 때문인지, 아저씨 포스가 장난 아님. 

 

옷속에 총이 보이는가?

비엔티엔에서 방비엔 올땐 탄 경찰아찌 사진.

 

 

 

해는 슬슬 지기 시작하고..

이제 루앙프라방에 거의 다 왔는가 보다.

계속 차가 내리막길이다.

 

시간을 보니 방비엔에서 출발한지 무려 7시간..

그것도 에어콘 고장난 창문 안열리는 버스를 타고, 이 꼬불꼬불 산길을 왔다는 것이 용하다.

우선 숙소부터 정하고 다음 계획을 세워야 겠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뚝뚝이 흥정을 하고, 조마베이커리를 외쳤다..

루앙프라방 숙소는 거기 다 몰려 있다길래..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