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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점을 찍다. 점심? 딤섬?

Eden Choi 2011. 2. 9. 04:22

점심, 마음에 점을 찍다.

딤섬 點心 Dimsum

 

여행중에 맛본 딤섬요리

  

 

이번에 홍콩(香港)과 마카오를 가면서

베이징공항에서 경유를 하게 되었는데, 

중국어 안내방송을 들으니 '샹깡' 뭐 이렇게 들린다.

똑같은 영문방송에서 홍콩이라 발음하는 것을 듣고,

샹깡이 홍콩을 가리키는 줄 알았다.

홍콩(香港)이란 단어는 광동어(Cantonese)로서,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영어로도 정착된 단어이지만,

베이징에서는 표준중국어(mandarin) 발음으로 샹깡이 되어던 것이다.

홍콩에서 중국 TV를 보고 있는데도, 밑에 한자 자막으로 다시 설명될 정도로

표준중국어와 광동어는 그만큼 별개의 다른 언어였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중국의 대표적 요리인 딤섬을 접할 때가 많았는데,

그냥 만두요리의 일종이라고 알고 있었던 이 딤섬(dim sum)이란 단어도 알고보니

點心(디엔신)의 광동어 발음이 '딤삼'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식 한자발음으로 읽으면 '점심'이 되고..

결국, 디엔신과 딤삼, 그리고 점심은 발음만 다를 뿐, 같은 글자 [點心]의 다른 발음 표기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점심이란 의미로 쓰이는 이 단어는

중국에서는 낮에 간단히 먹는 간식정도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홍콩을 포함한 광동지방에서는

이미 'Dimsum(딤섬)'이란 영어로 정착될 만큼, 널리 퍼져있는 요리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선 '점심(點心,dianxin)'의 유래를 찾아보니,

크게 2가지 설이 있는데, 

'차(茶)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는 중국인들이 예전 실크로드를 따라 이동하던 중,

당연히 쉬어갈 곳이 필요했고, 자연스레 길을 따라 찻집이 들어서게 되었다.

처음에는 차와 함께 음식을 먹으면 과도한 체중이 된다고 생각해 차만 팔았지만,

오히려 차가 음식의 소화를 도와준다는 것이 알려진 뒤로는 

찻집에서 차와 함께 간단한 음식들도 팔기 시작했던 것이 이 점심(点心)의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두번째로는

예전 중국은 하루에 주로 2끼만 먹었다고 하는데,

 다음 식사까지 이렇게 차와 함께 간단한 음식으로 때우면서

배고픔을 요기하며 '마음에 점을 찍었다'는 뜻으로 이 단어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어느것이든 간단히 먹는 간식을 뜻하는 것임에는 차이가 없다.

 

주로 광동지방에 널리 퍼졌던 딤삼, 즉, 이 딤섬요리는 영국의 식민지가 된 홍콩을 통해 여러나라로 퍼져나갔고,

이제는 오전에 간단히 먹었던 간식에서 벗어나 새벽부터 밤까지 먹는 요리가 되었다.

또한 그 종류도 다양하여, 길거리 노점에서 뿐만 아니라 딤섬 전문 레스토랑도 부지기수다.

 

 

딤섬(Dim sum, 點心)의 종류

 

딤섬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주로 '만두' 형태를 하고 있다.

다만, 중국어로 만두(饅頭, mantou)라는 음식을 시키면,

우리식 만두하고는 정말 다른 '찐빵'같은 것이 나온다.

 

** 만두는 삼국지의 제갈량이 남만을 공격할 때, 처음 만들어 제공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남만인의 머리'가 '만두'**

(윽..설마 진짜 머리를 삶아 만든 것은 아니겠지?)

 

여하튼,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만두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는 '교자(餃子, jiaozi)'라고 불리는데,

일본은 물론, 태국 갔을 때도 그랬고,

캐나다에서도 '교자'는 서양인들이 잘 아는 음식중의 하나였다.

보통 영어로 번역할 때는 'Dumpling'이라고 하지만,

일본식 발음 그대로 'Gyoza'라고 하는 외국인도 꽤 있다. 

 

 

샤지아오 (蝦餃 xia jiao)

새우가 들어간 만두인데 모양이 무척 아기자기했다.

광동어로 하가우(Har gau)라고 했다.

 

 

펀궈 (潮州粉果 chao zhou fen guo)

중국 광동의 조주(潮州) 지역에서 주로 해먹던 양식이라고 한다.

 

 

샤오마이 (燒賣 shao mai)

마이(賣)로 끝나는 요리는 이렇게 속이 보이게끔 끝이 열려져있다.

 

 

상하이 샤오롱바오(上海小籠包  shanghai xiao long bao)

바오(包)로 끝나는 요리는 지아오(餃)보다 만두피가 훨씬 두껍다.

 

 

챠사오바오 (叉烧包 Cha sao bao)

광동어로 '차시우바우(Cha siu baau)가 더 일반적이다.

진빵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양념된 돼지고기로 속을 채운다.

 

 

눠미지(糯米雞 nuo mi ji)

연잎으로 닭고기가 들어간 찹쌀밥을 둘러쌌다.

 

 

춘쥐안 (春捲 chun juan)

영어로 spring roll이고도 하는데, 

우리식으로 하면 '춘권', 난 왜 자꾸 '취권'이 떠오를까?

 

 

단타 (蛋撻 danta)

후식으로 주로 먹는 에그타르트(egg tart)인데,

난 이것을 식당에서 제대로 먹은 본적은 없고, 

태국에 갔을 때, 길거리에서 사먹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붕어빵 팔듯이 팔고 있었는데, 값도 싸고 맛이 정말 좋았다.

그땐 이름이 뭔지도 모른채로..

이 외에도 딤섬요리는 다양한데, 워낙 많아서 다 정리할려면 날새야 할 듯..

 

이번 마카오 여행시 꽃보다 남자 촬영지라고 하길래 방문한 콜리안 빌리지

저기 사람들이 줄서 있는 곳이

바로 이 에그타르트로 유명하다는 바로 그집

정말 썰렁한 마을에 저 집만 북적북적

 

콜리안빌리지 에그타르트 맛집

이곳 콜리안 빌리지는 한국드라마 궁과 꽃보다 남자 촬영지라는 이유만으로

조금 과장해서 중국사람보다 한국사람 목소리가 더 자주 들릴정도였음..

 

차(飲茶 Yum Cha)

얌차는 '차를 마신다'라는 뜻의 음차(飮茶, Yin cha)의 광동어 발음인데,

원래 찻집에서 같이 팔던 것이 딤섬이므로, 딤섬과 차를 떼어놓을 수가 없다.

때문에, 서양인들에게는 얌차나 딤섬은 같은 요리로 인식되고 있다.

 

참고로 광동어로 죽(粥,zhou)을 Congee라고도 한다.

보통 죽이라 하면 영어로 'rice porridge' 정도로 번역하곤 했는데,

이 칸지(Congee)라는 단어도 점차 영어화 되어 가는 듯.

여행을 하면서

음식이름과 같은 언어의 공유는 어느덧 하나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아니면, 이제 그만큼 아시아의 힘이 강해졌는지도..

영어사전에 생선회가 Raw fish로 번역되어 있는데,

서양친구에게 '회'를 설명하면서 'raw fish'를 즐겨한다고 하면 좀 이상하게 볼 때도 있다.

'날생선을 즐긴다고?'

이런 착각을 피하기 위해, 사시미(sashimi)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쉽게 이해하는 서양인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회'도 '사시미' 만큼 서양인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날이 오면 좋겠다.

아쉽게도 아직 한국의 음식이름은 불고기, 비빕밥, 그리고 김치 정도만이 영어권에 익숙한 듯.

 

 

 

이든의 배낭기 The Garden of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