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아시아마일즈를 이용해서 동방항공을 타고 인천에서 직항으로 시안에 갈려고 계획을 세웠었다.
그래서 부족한 마일은 돈을 주고 구입해서 충족시킨 후
아시아마일즈에 보너스 항공권을 신청했는데, 허거걱 동방항공 노선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분명 아시아 마일즈 홈페이지는 노선이 있다고 안내되어 나오는데..
여하튼 구입한 마일리지는 써먹지도 못하게 되었고
결국 부산-베이징 노선으로 아시아나 항공을 구입하고,
베이징-시안 노선은 갈때는 야간열차, 올때는 국내선 비행기를 탑승하는 것으로 여행 일정을 새로 짰다.
덕분에 원래 계획에 없던 베이징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데..그것은 중국 여행을 가지 말라는 신호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계속 중국에서 문제가 생겨서 귀국하지 못할뻔 했으니깐.
아..
아시아나 비행기에서 바라본 하늘
사실, 베이징에 머물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서울 사는 후배가 내려왔다가 김해공항까지 날 전송해 주었고
또 베이징 공항에서는 블로그 이웃님인 명가님이 날 마중나와 주었다.
매번 혼자 배낭여행을 하다보니 누가 이렇게 공항까지 전송해 주고 마중나와 주는 일이 없었는데 너무나 고마웠다.
특히, 명가님은 택시까지 대절해서 베이징 수도공항에 날 마중나와 주었다.
그리고 베이징에 왔으니 베이징카오야(북경오리요리)까지 맛보라고 대접해 주었다.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왕징의 한 대형식당인데
명가님 덕분에 여기서 베이징카오야를 맛볼 수 있었다.
베이징카오야(북경오리요리)
계획도 없던 베이징에 갔는데, 운좋게 명가님을 만나서 이렇게 저녁까지 얻어먹고..
밤새워 양주 마시다가 술에 취해, 이야기에 취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고 다음날을 맞이했으니깐.
명가님과 함께 한컷
예상치 않은 일정에 갑작스레 만나게 된 명가님이지만 정말 후한 대접받고 가게 되어서
우찌나 고맙던지
사실 이 후에 계속 안좋은일만 터지다 보니 이날 받은 환대가 새삼 더 그리웠다.
스차하이(십찰해)
베이징은 이번이 4번째 방문이지만 여기 십찰해는 처음 와봤다.
종루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왔는데
호수가 다 얼어서 스케이트를 탈 정도로 베이징의 날씨는 무척이나 추웠다.
살을 에는 추위 때문에, 새삼 겨울에 내가 중국으로 여행오다니 슬슬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경산공원에서 바라본 지안문 거리
자금성
스모그 때문에 그 빛을 바라지만 그래도 이렇게 경산공원에 올라 자금성을 바라보니
중국의 거대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왕푸징 거리
애고 이놈의 길치..이 추운 겨울날 경산공원에서 난 왕푸징까지 걸어서 왔다.
지도상으로 보면 그리 멀지 않아 보였는데..
여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것을 잠시 간과했다.
중국의 지하철 한정거장은 우리나라와는 거리의 개념이 다르다..
아이고 춥고 배고프고..ㅠㅠ
그래도 이날은 숙소에서 만난 중국친구랑 싼리툰 클럽에 가서 놀고
어제 마신 양주가 아직도 입가에 맴도는데 이틀 연속 술마시고..ㅋ
베이징에서는 뭐 날씨 추운것 빼고는 나름대로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
칭화대학교 정문에서
원명원을 찾아가는 길에 칭화대에 들렀다.
지난번 청두여행에서 만난 친구가 여기 칭화대 교환학생으로 있었기 때문에 온김에 얼굴도 보고 칭화대도 구경하고..
칭화대학교 구내식당에서
왼쪽친구는 중국계이지만 호주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지금 칭와대에 역시 교환학생으로 와 있다고 한다.
중국이라 학교 또한 넓어서 학교 몇 군데만 봤는데도 2-3시간이 후딱 지나간 것 같다.
여긴 칭화대 오페라극장 건물이라고 했던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여기가 칭화대가 처음 건설될 당시 정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왼쪽으로 쭈욱 걸어가면 청나라 황실 정원인 원명원이 나온다고 하는데
중국에서 가깝다고 해서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가깝다고 해도 가면서 사진찍고 하다보니 30분은 족히 걸은듯..ㅋ
원명원
난 원명원이 이렇게 넓은 줄 몰랐다. 무슨 정원이 이렇게 넓어?
입장권 끊고 원명원 최고의 볼거리인 서양루까지 또 몇km 걸어가야 한다.
아이고..
추워죽겠는데..손시러워서 사진찍기도 힘들다.
정원의 연못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난 크다.
연못이 아니라 그냥 커다란 호수
서양루
원명원의 전성기때 얼마나 화려했을지 짐작할만 하다.
하지만 서양연합군이 청나라를 침입해 원명원은 다 파괴되 버리고,
지금은 이렇게 몇몇 잔해만 남았다.
어느덧 해가 진다.
이제 시안으로 가는 야간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이동을 해야겠다.
시안으로 가는 열차는 시커잔(북경서역)에서 출발하는데,
숙소에 물어보니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군사박물관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면 된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베이징서역까지 바로 연결되는 지하철 9호선은 내가 탈려고 하는 날 3일 뒤에 개통되었다.
흑흑
이때 지하철 9호선만 개통되었더라도..
여하튼 이제부터 중국여행의 악몽은 시작된다.
지하철 군사박물관역에 내렸을때 열차 출발시간까지 약 30분 정도 남아있었다.
지하철 역을 나와 바라보면 베이징서역이 보였지만
중국은 너무나도 넓었다.
처음에 조금 걷다가 결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님을 알고 택시를 탔다.
아니 이렇게 먼거리인데 숙소에서는 걸어가면 된다고 하다니..
역 입구는 워낙 많은 차량으로 택시가 역사쪽으로 접근 불가, 택시기사가 내려서 육교를 건너가라고 한다.
난 정말 열심히 달렸다. 거의 숨넘어갈 정도로
역 입구에 도착했을때 10분 남았다.
그러나 역으로 들어가려는 수많은 사람들, 게다가 엑스레이 짐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역안으로 들어왔을때는 2분 남짓 남았다.
아..미치겠다.
급해서 무조건 시안이라고 외치고, 내가 타야할 기차의 플랫폼을 직원들에게 물어봤지만
그 어느누구도 모르겠다는 표정만 짓는다.
아 어떡해..
그렇게 베이징서역에 도착했지만 결국 난 플랫폼을 못찾아서 시안으로 가는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야간 열차이기 때문에 이 기차를 놓치면 당장 베이징에서 잘곳이 없다.
그래서 다시 매표소를 찾아 다음 열차라도 예약할려고 했지만
역시나 엄청나게 긴 줄
20분 넘게 기다려 내 차례가 왔지만 영어를 알리가 없다.
기차를 놓쳐서 다음 열차로 티켓을 바꾸고 싶다고 했지만 그것을 알아들을리 만무하다.
다행히 그녀가 나에게 알려준 것은 영어가 가능한 창구 번호를 알려준다.
그러나 외국인을 위한 영어 가능한 창구에도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줄을 서 있어서 또 한 20분 기다려서 간신히 내 차례
기차를 놓쳐서 오늘밤 출발하는 시안가는 열차 티켓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대답은 No.
당일 출발하는 기차편은 모두 매진되고 없다고 한다.
아..눈물 찔금
배낭메고 이렇게 줄서서 기다린 결과가 티켓이 없다는 말밖에는 ㅠㅠ
다음날 기차를 물어보니 오전에 고속철도 하나만 좌석이 남았다고 한다.
야간 출발하는 침대기차는 다음날까지도 모두 매진된 상태
할 수 없이 다음날 고속철도 티켓으로 구입 요금은 무려 540원(약10만원)
허걱..거의 비행기 편도 가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놓친 기차표 가격을 인정해 줘서 추가요금 270원만 더 내면 되었던 것이다.
기차표는 그렇게 끊었는데, 이제 잘곳이 문제다.
역사 주변에는 다 비싸 보이는 호텔 뿐이라 예전에 머물렀던 호스텔 위치를 찾으려고 휴대폰 데이터 로밍을 잠시 켰다.
중국어로 된 호스텔 주소만 찾고 로밍요금이 무서워 재빨리 껐다.
그러나 한 1분 정도 구글 검색을 한 것이 전부였음에도 데이터 로밍 요금이 5만원이 넘게 나왔다.
어떻게 알았냐고?
친절하게도(?) 로밍 데이터 사용료가 5만원이 넘었다고 바로 문자 메세지가 오더라.
아~ 뭥미!
숙박비 아낄려고 잠시 데이터로밍으로 주소검색만 했는데, 그 1분 안된 시간에 5만원이 넘는 사용료가 나오다니..
애고고..
그냥 그 돈이면 역 근처 아무 호텔에서나 잘걸
그러면 몸이라도 편할텐데..
게다가 택시도 안잡히고, 한참만에 간신히 잡은 택시는 내 말을 못알아 듣는지 안간다고 다시 내리라고 한다.
몇번의 시도 끝에 겨우 택시를 잡아 호스텔을 찾아 왔지만
이번엔 도미토리는 이미 풀이라고 한다.
또 할 수 없이 비싼 돈주고 더블룸에 숙박, 다음날 다시 역까지 갈려고 택시를 탔는데, 아저씨 미터는 안켜고 50원 줘야만 역까지 간다고 한다.
혹시나 또 기차 놓칠까봐 시간이 넉넉했지만 무조건 달라는대로 주고 갔다.
아이고..아이고~
다음날 베이징서역 고속철도 플랫폼
어제 기차 놓친것 때문에 출발 시간보다 1시간30분 정도 일찍 역에 도착했다.
때문에 이젠 이렇게 사진 찍을 여유도 생기고..ㅋ
비싸긴 하지만 고속철도는 베이징에서 시안까지 7시간만에 돌파한다니 비싼 요금이라도 그것에 만족
워낙 넓은 나라이니 7시간이면 뭐 이제 가깝다는 생각
(야간열차는 약 13시간 소요)
서안 한탕하우스 직원들
사실 난 여기가 아니라 '한탕인'이라는 옆 자매 호스텔에 머물고 있었는데, 와이파이가 안되어서
머물지도 않은 숙소에 와서 놀았다.ㅋ
특히, 한양릉을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을 아무도 몰랐는데, 오른쪽 친구가 알려줘서 엄청난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한양릉
사진은 한양릉 중에서 한경제 황후의 능이다.
이번 서안 여행은 여기 한양릉를 보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곳에서도 병마용이 발굴되어 전시되고 있다.
황후능 정상에 올라
서안 주변 구글 지도를 보면 수많은 피라밋들이 보이는데 그것이 전부 한나라 시대 무덤군이다.
한양릉 병마용
진시황릉의 병마용과는 달리 발굴 현장 위를 강화유리로 덮어 위에서 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있다.
한양릉에서 만난 독일인 커플
그들은 서안공항에서 바로 택시를 대절해서 한양릉에 왔는데, 다시 서안 시내로 가는 방법을 몰라 고생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를 만났고, 내가 즉석해서 1일 가이드
ㅋ
나도 중국말 못해서 어리버리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미 서안에 한번 와봤다고
진시황 병마용 가는 방법이랑 바가지 안당하는 법
대중교통으로 그외 관광지 가는 법등 ㅋ
내가 중국 여행하면서 워낙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가? 무슨 대단한 의무를 지닌듯 그들에게 설명할게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그들이 머무는 호텔까지 길 안내를 해주고 나서야 나도 내 숙소로 돌아왔다.
아이고 힘들어..이미 난 너무 걸어서 다리까지 절고 있었는데..
내 중국친구 번혜강
이 친구가 워낙 훠궈를 좋아해서 이번에도 훠궈식당으로 찾았다.
훠궈
개인적으로 지난번 청두에서 맛본 훠궈보다 여기 시안의 훠궈가 훨씬 내 입맛에 맞고 서비스도 좋다.
우리를 전담하는 아주머니는 쉴새없이 이것저것 챙겨주고
너무나 친절해서(중국에서 이렇게 친절한 서비스를 받아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나중에 고맙다고 팁을 드렸는데, 이 식당은 팁을 받지 않는다고 극구 사양
여기 정말 강추
(나중에 따로 주소랑 포스팅 할께요~)
육준마
서안 비림에 있는 육준마이다.
당태종의 소릉에서 발굴된 것인데, 이 중에 2개는 모조품이다.
즉 도굴되어 해외로 나갔는데, 찾아올 수 없었다고..
이것도 도굴의 역사를 보면 꽤 흥미롭기 때문에 따로 포스팅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이번 중국여행을 최악으로 만든 사건이 발생한다.
서안 공항
동방항공 체크인 카운터
혹시라도 또 놓치면 안되니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이렇게 사진도 찍고 룰루랄라 하고 있는데
역시나 체크인 하려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런데 내가 비행기를 많이 타봤다고, 베이징에서 기차를 놓친 경험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너무 만만히 보았다.
난 한국으로 돌아가는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기 위해 시안에서 베이징까지 동방항공 국내선을 예약해 놓았는데,
이제까지 전세계 어딜 가더라도 체크인을 할 경우는 항상 해당 항공편만 체크인 수속을 했었다.
따라서 11시 출발 비행기편이면, 11시 비행기만 체크인을 받아야 하는데,
도대체 여긴 사람들 대기라인이 줄어들 생각을 안하는 것이다.
결국 난 공항에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줄서서 기다리다가 출발 30분이 다 되어서야 내 차례가 되었는데
헉..직원이 하는 말 이미 내가 탑승할려는 비행기는 마감되었다고 한다.
뭐여?
아니 그럼 여기 대기하고 있는 이 많은 사람들은?
그때서야 알았다.
그 사람들은 내가 탈려고 하는 비행편이 아니라 2-3시간 뒤 다른 비행편이라는 것을..
중국 국내선은 해당 항공편에 상관없이 그냥 무작위로 오는 사람대로 체크인을 받았던 것이다.
그전엔 나만 체크인을 못한게 아니기 때문에 항공사에서 알아서 대처를 해줄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한국 국내선의 경우는 30분전까지는 체크인이 가능했기에 난 마냥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이것이 안일한 생각이었다.
여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잖아.
아무리 국내선이라도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최소 한시간 전에 체크인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상시 같았으면 이렇게 대기 라인이 길면 다른 창구를 찾아서라도 체크인을 부탁했을 것인데
나혼자만 왠지 새치기 하는 것 같았고, 처음에는 시간도 넉넉하게 남았던지라
난 당연히 대기라인에 서서 30분 넘게 기다리고 내 차례를 기다렸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일이..
난 이러한 사항을 설명하고, 다음 비행편이라도 티켓을 바꿔달라고 항의를 해보았지만
동방항공 직원들은 내말은 들을려고 하지는 않았다.
서로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왔다갔다 하다가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베이징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마저 놓치겠다는 생각에
다음편 비행기 티켓을 교환이 아니라 사겠다고 하니깐 그때서야 직원이 와서 안내를 해준다.
결국 기존 티켓 환불도 못받고, 2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다시 새 티켓 발권
이번에도 대기라인 때문에 체크인을 못하면 안되니깐, 해당직원이 다른 창구로 데려가서 나만 따로 바로 수속을 마쳤다.
아이고..
처음에는 동방항공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정말 화가 엄청 났지만
비행기에 몸을 태우고 나니 결국은 이것도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내가 여행을 많이 해서 너무나 비행기 탑승을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예전에 홍콩에서 국제선 노선임에도 시간계산을 잘못해 출발 30분전에 도착한 적이 있었다.
그땐 이미 체크인 카운터 자체가 문을 닫아서 직원이 떠나고 없었음에도, 운좋게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는 바람에
해당 담당 직원이 날 태우러 다시 체크인 카운터 열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땐 정말 운이 좋았다.
그러나 여긴 중국 내륙이다. 정말 사람 많은 중국
그러니 내가 그것을 감안하고 무조건 새치기를 하던 고함을 지르던 줄서서 기다리지 말고 체크인을 받았어야 했는데 ㅠ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서 아시아나 항공으로 다시 체크인을 하니
직원이 정말 친절하다.
중국이라도 국내선과는 달리 국제선은 체계가 잘 되어 있었다.
이번일 때문에 앞으로 동방항공 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든의 배낭기 Eden @ Wilshire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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