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여정 두번째 이야기 시라카와고
오사카에서 만난 히로 덕분에 가나자와까지 왔는데,
가나자와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시라카와고라는 설국마을이 있다고 꼭 그곳에 가보라고 추천한다.
이때가 크리스마스였긴 했지만 가나자와 날씨는 따뜻해서 눈구경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시라카와고에 가면 눈구경 정말 실컷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설마? 여기서 고작 1시간 떨어져 있는데, 그렇게 눈이 온단 말인가?
여하튼 나는 그렇게 시라카와고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나자와에서 출발한 버스가 한 30분쯤 달리기 시작하니 먼산에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뭐, 이때 까지만 해도 그런가 보다 했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흔들리는 버스속에서 잠시 잠들었는데..
와~
갑자기 와~ 하는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버스 창밖으로 이런 풍경이 들어온다.
터널 몇 개를 지나다 보니 어느 순간 갑자기 온통 산이 하얗게 바뀌어 버린 것이다.
버스에는 시라카와고에 사는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나처럼 대부분 관광을 목적으로 탑승한 사람들
유심히 지켜보니 절반은 대만 사람들 같았고, 태국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물론 한국 사람은 나혼자였지만.
어쨌든, 모두 눈구경 하기 힘든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다 보니, 갑자기 나타난 설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던 것이다.
시라카와고 도착구데스!
버스 터미널도 진짜 동화속의 설국마을처럼 생겼어.
버스터미널 안내소
돌아가는 버스표를 여기서 구입할 수도 있는데, 난 미리 가나자와에서 왕복으로 표를 사놨다.
왕복으로 사면 조금 더 싸거든^^
치우지 않은 곳은 눈이 정말 지붕까지 쌓였네.
시라카와고 마을 지도
난 마을을 둘러보고 저기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표
우선 저 출렁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간다.
온통 하얀 눈으로 덮힌 마을 모습에 나만 신난 것이 아니다.
특히나 같은 버스에 타고 온 대만인들, 태국인들 너무 신나한다..너희들 눈 첨 보지?
合掌造り
갓쇼즈쿠리
갓쇼즈쿠리는 일본의 폭설지역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건축양식이라고 하는데,
눈이 워낙 많이 오다 보니 지붕의 경사가 이렇게 가파르게 지어져 있다.
그리고 여기 시라카와고(白川郷)와 고카야마(五箇山)의 마을의 주택들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다고 한다.
마을에는 민숙도 여러 곳이 있기 때문에
일정이 넉넉하다면 갓쇼즈쿠리에서 하룻밤 쉬어가도 것도 멋진 추억이 될 듯 싶다.
마을 뒤쪽으로 갈 수록 눈이 정말 높이도 쌓여있다.
그리고 어느새 누군가 사랑의 표시를 해놓고 갔구나~
이럴때 혼자하는 여행의 서글픔이란!!
내가 확 다 망쳐놓고 올려다가 꾸욱 참았다. 왠지 나도 조만간에 누군가랑 함께 올 것 같아서 ^^
여긴 자동차도 눈덮히는게 일상인듯..
그리고 이 눈덮힌 와중에 감나무는 열매를 맺었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
눈이 없을 때는 오른쪽 샛길로 바로 올라가면 되지만 눈때문에 저 길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
난 할 수 없이 큰 도로를 따라 올라가기로 한다.
그런데..이상한 것은 분명 전망대에 사람들이 여럿 있는 것이 보였는데,
왜 전망대로 올라가는 사람은 아무도 안보이지?
나 말고는 이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뭘까 뭐여?
혹시 내가 길을 잘못 들었나?
그나마 보이는 사람은 여기 도로 관리하시는 분이 전부
혹시나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서 물어보니 길은 맞단다. 근데? 왜 올라가는 사람이 아무도 안보여?
어쨌든, 그런 의문은 뒤로 하고 계속 길따라 올라가 본다.
천수각
보니깐 전망대 자리에 원래 성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다 무너지고 없고, 천수각 터만 남아 있지만.
여하튼 전망대 가는 길은 제대로 찾아온 셈이다.
드디어 전망대 도착!
와우!!
사진으로 보던 시라카와고의 모습이 바로 눈앞에 등장하는 순간이다.
나도 모르게 절로 감탄이 나온다.
정말 힘들게 빙 둘러서라도 걸어서 올라온 보람이 있구나~
시라카와고(白川郷)
진짜 위에서 보니 마치 산타할배가 사는 마을 같다.
근데, 이제 어떻게 다시 내려가지?
앗..
이제야 알았다. 왜 나처럼 걸어올라는 사람이 안보였는지..
마을아래에서 여기 전망대까지 셔틀버스가 운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만 몰랐네. 나만 몰랐어 ㅠㅠ
나의 크리스마스 시라카와고 여행 다음편에 계속!
이든의 배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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